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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가을 입구에 들어서니

요란하던 매미 소리가 잦아 들고,

대신 귀뚜라미소리가 매미 소리를 대신하여 새벽을 깨운다.

이따금 죽어 떨어진 매미를 보기도 한다.

 

처서에는 모기의 입이 삐뚤어진다는 이야기처럼

9월 중순엔 매미가 떨어지는 날이란 말이 쓰여 매미를 애도하기로 했다.

나 혼자 스스로.....

 

한낮의 햇살도 이젠 그리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해바라기 하기 좋은 볕이다.

 

숲 속에 앉아 있으면 이따금 상수리 나무 열매가

탁!!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고개를 돌려보면 떼구르르 구르는 도토리 하나.

나한테 틀켰다.

 

바람도 없는데 나무가 휘청한다 싶어 올려다보니

청설모 한마리 나무가지를 옮겨가며 분주하다.

 

잔 나무가지와 잎들도 조금 차분하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또, 여기 저기 그림을 그려놓기도 한다.

 

우수작을 뽑는다고, 품평회를 한답시고,들여다보다가

채점하기를 포기한다.

 

그리하여 점수를 매기기엔 그들의 예술성이

내 안목에 비해 높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처서에는 모기의 입이 삐뚤어진다는 이야기처럼 앞으로 나혼자 9월 15일은 매미가 떨어져 세상을 떠나는 날로 매미를 애도하기로 했다.

 

 

 

 

 

 

 

 

 

 

 

 

 

 

 

 

 

마치 사람이 일부러 배치해 놓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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