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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19일째 기록

브릭레인을 가려고 홀본역에서 리버플 스트리트역까지 전철을 타고 갔다.

페티코트레인 마켓은 역사가 오랜 마켓인 것 같았지만 주로 옷을 팔고 있어서 구경할만한 것은 별로 없었다.

브릭레인은 예술가들의 거리이다.

화가·음악가·건축가·조각가·패션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곳곳에 있다.

지명은 예전에 벽돌과 타일을 생산하는 공장이 많았던 데에서 유래하였다.

18세기 맥주 양조장이었던 트루먼 브루어리를 중심으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이곳 출신 작가로는 현대미술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그래피티로 유명한 뱅크시(Banksy) 등이 있다.

 

구글지도를 보고 찾아간 브릭레인 마켓은

거리 벽화도 구경할 만하고 시장 풍경도 다른 곳과는 조금 독특하다.

완전 내 스타일로 지금까지 다닌 시장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이다.

진작 알았다면 포토벨로 마켓 보다 이곳을 더 자주 왔을 것이다.

일단 다양한 벽화가 재미있어 거리의 미술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오늘 하루 가장 많은 사진을 찍은 날인 것 같았다.

 

건물 내부의 선데이 마켓은

구역을 정해서 다양한 물건을 팔기도하고 다양한 먹거리도 팔았다.

주차장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을 자세히 둘러본다고 들어가고 난 벽화구경을 하고 나중에 만나기로 했다.

중간 중간 공연하는 팀들도 있어서 돌아다니는 것 만으로도 축제가 열리는 한복판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머리를 깎는 이발사도 흥겹게 춤을 추며 깎고 있어서 사람들 이목을 끌고 있었는데 정작 손님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버스를 타고 템즈 강변에 있는 서머셋 하우스에 갔다.

서머셋 하우스는 영국의 가장 위대한 공공 건축물 중의 하나로, 윌리엄 챔버스 경(1723~1796년)의 걸작이다.

죽기 전에 보아야 할 건축 1001에  속하는 건축물인데, 가로수에 가려서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서머셋 하우스 안에는 코톨트 갤러리가 있는데 런던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고흐의 자화상.....귀 짤린 자화상이 있다.

입장료를 7파운드를 냈더니 1파운드 기부금이 있는데 내도 좋고 안내도 좋다고 한다.

우린 8파운드를 냈다. 코 앞에서 내겠느냐고 물어서 그동안 공짜로 미술관 박물관 구경했으니

우린 흔쾌히 기부하겠다고 했다.

 

가방 검색은 하지 않았으나 가방을 앞으로 매라고 한다.

잃어버릴까봐 소매치기 당할까봐 그러는게 아니라 전시물을 건드릴까봐 그런 것이었다.

다른 박물관에선 그러지 않았는데 요금까지 받으면서 웬 유난을 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머셋 하우스를 나와 내셔널 갤러리에 다시 갔다.

내셔널 갤러리 앞에는 4마리의 사장상이 있는데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전쟁 때 노획한 무기들을 녹여 만들었단다.

그 위에 높다랗게 넬슨 상이 있지만 너무 높이 있어서 사자상만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하여 지체 높은 양반 낮은 곳에 임하소서~~

 

그런데 내셔널갤러리 앞에서  위안부를 위한 정의 모임인 Justice 4 Comfort Women 소속의 한 서양남자가

'구럼비를 죽이지 마라. 발파를 중단하라'라고 쓴 한글 쓴 티셔츠를 입고 플랑카드를 들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일을 서양사람들의 시위를 보고 새삼 깨닫고 있으려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셔널갤러리에서 클림트의 그림과 고흐의 그림들을 둘러보는데

모국인 오스트리아에서는 클림트의 그림을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할만큼 엄중경계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클림트의 그림 사진도 찍게했다.

사람들은 클림트의 그림 보다는 고흐의 그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홍차로 유명한 포트넘 앤드 메이슨에서 홍차를 산단다.

우리 주변엔 아무도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유일하게 혼자만 먹겠다고 두 통을 샀다.

영국 왕실에 납품을 하는 홍차로 유명한 포트넘 메이슨 홍차.

무슨 맛으로 먹는지 난 잘 모르겠는데 말이다.

 

언젠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그 수행원들에게 우리나라 고려 인삼차를 선물했더니 숙소에 모두 두고 갔다는데

애국 마케팅도 무턱대고 들이댈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기호식품인 동양의 낯선 차를 시식도 아니고 서양 사람에게 먹으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고

남의 선물을 무시하고 놓고 가는 사람들은 더 이상하고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돌아오는 길에 둘러본 코번트 가든에선 오늘도 여러가지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말라고 메세지를 받고 인천 공항에서도 같은 당부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여전히 구경거리가 있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안 갈 수가 없는 일이다.

 

 

 

고흐의 귀짤린 자화상..... 서머셋하우스의 코톨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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