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리는 폼페이. 막 들어서자 비를 맞으면서 깊이 생각하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는 저 개는.....
나보다 역사적 사실을 더 잘고 있는 듯 처연한 모습이다.
이 곳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폼페이의 모든 사실을 오감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그 어떤 감각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전해주고 싶은지도.....
화산재에 묻히는 바람에 오히려 잘 보존되어 지금 우리가 당시 모습을 더 생생히 볼 수 있다는 사실.
참 아이러니하다 삶이나, 역사나 간에....
오만한 이야기를 해서 교만하게 들리더라도 부디 용서해주시길.....바란다.
이때 우린 지적 허기가 육체적 허기를 몰아내어 배가 고픈 줄도 몰랐다. 골목을 돌면 '와아~~'
언덕을 하나 넘어서면 '으음~~' 나도 모르게 안타까움과 경탄이 섞인 낮은 신음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당시 모습이 상상속에 중첩되면서 말이다.
가끔씩 만나는 이름모를 꽃들이 잠깐 잠깐씩.....나를 현실로 되돌아오게 만들었다.
돌기둥은 어떻게 쌓았을까? 안의 모양이 궁금했는데 마침 속이 드러난 기둥을 만났다.
보이지 않는 속까지 저런 꽃무늬가 숨어 있었다.
마차를 끌던 말의 고삐를 묶었던 구멍들을 바닥에서 종종 볼 수가 있었다.
가랑비가 내리고 가끔씩 바람이 우산을 뒤집어 놓았지만 우린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마 춥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고,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고, 더더욱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스펀지 처럼 무언가 새로운 것들를 자꾸 빨아들이는 순간 순간에
우린 넋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건 뭘까? 남자의 성기 모양이다. 저 모양으로 이곳이 성을 사고 팔던 사창가였다는 것을 말해준다고한다.
미리 공부하고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한 순간이다.
이런 음란한 그림들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이방인들이 폼페이에와서 성을 사고 팔았다고 한다.
화산 폭발은 이런 인간의 욕망을 응징한 것인가?
끼익~~!!! 급정차 하던 마차의 바퀴가 만들어낸 깊은 자욱들.....
징검다리같은 돌들은 지금으로 말하면 횡단보도. 2000년 전의 시설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발굴당시 이상하게 빈 구멍이 많아서 무엇일까?
궁금한 나머지 그 구멍에 석고를 물에 풀어 부어넣고 굳기를 기다려 조심스럽게 흙을 거둬내었더니 세상에나~~!!
아마도 온도가 낮은 곳은 뼈모양이 남아 있었을테지만
온도가 높은 화산재가 덮인 사람은 순식간에 타고 녹아서 사람이 있던 흔적만 공간으로 남았을 것이다.
당시의 삶이 아주 오래전임에도 얼마나 풍요로웠을지 그리고 발달한 문명 생활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는 유물들.
맷들....지금 사용해도 될 것 같은 모양으로 보존이 되어 있었다.
이 그림은 로마시내에서도 종종 볼 수가 있었다.
얼마전까지 피자를 구워서 팔던 곳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화덕들......
당시 상업이 번창했던 곳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음식점이다.
"여기~~ 피자 두 판이요.~~" "네~~ 방금 구워낸 따뜻한 것 나갑니다. 맛있게 드세요~~"
지금이라면 이런 대화가 있을 것 같은 장소.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 할 당시 하필이면 바람도 폼페이쪽으로 불어 4m 높이의 화산재를 쌓아
어느 우물을 파던 농부에 의해 드러나기 전까지 땅속에 잠자고 있었단다.
이탈리아 여행중 가장 가고 싶었던 폼페이의 유적 사이를 하루종일 돌아다녔다.
가끔 비가 내렸지만 낮게 구름 낀 날씨는 감각으로 받아들인 것을 아주 잘 축척해줄 것 같았다.
도중에 폼페이 안에 생각치도 못한 카페가 있어서 우린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카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우린 허기를 느끼지도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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