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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요즘은 난 가만히 있는 걸 잊었다.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있는 시간에도

내 머릿속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돌고 있음을 느낀다.

 

서 있는 차가 공회전하며 연료를 소모하듯 ,

팝콘이 계속 튀어 오르듯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 속을 헤집어 혼돈스럽게 만든다.

문제는..... 그런 생각들이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창의적인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고

별 쓰잘데 없는 잡다한 생각들이란 것이다.

 

이런 혼돈이 내 체력을 갉아먹는 느낌이 든다.

이러니 내 기초대사량이 높은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제

주차장에서 열을 시키는 차처럼,

힘껏 달려온 마굿간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말처럼,

충전선을 끼운 휴대폰처럼..... 쉼이 필요한 시간이다.

 

인정해...... 하지만....

 

바쁘고 힘들어서

의사인지 환자인지 알 수 없는

아들 내외 앞에선 그런 말 하면 안돼. 알았지?

 

그렇다.

난 만인이 부러워하는 방학을 맞은 것이다.

약 올릴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난 방학이란 말이다.

널브러져 쉬겠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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