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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나이듦에 대하여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우리 윗세대분들이 한 분 두 분..... 삶을 마무리 하는 느낌이다.

탄생과 죽음 그 사이의 삶.

우린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죽음이 목표는 아니다.

그 사이 삶의 과정들이 의미가 있어야 한다.

20대는 20대 대로, 30대는 30대대로...... 

 

처음 학교에 발령을 받아 교단에 섰을 당시 새파란 20대였던 나는,

40이 넘으신 선생님들을 보면 저렇게 오랜 세월 동안 교직에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였고

50이 넘으신 선생님들을 보면 외람되게도‘50 넘은 선생님들은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사실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 나이가 훌쩍 넘어선 나이가 되었다.

 

지금 젊은 20대 선생님들은 20대 때에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해서 피식 헛웃음이 나온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20~30대 때의 나는 지금의 사춘기 아이들처럼

부질없는 욕심과 헛된 욕망으로 시간을 낭비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내가 젊은 시절 어느 날.

학교에서 단체로 친목 여행을 갔을 때 일이다.

버스에 타서 당시 친목회장을 맡고 있던 선생님께서 쪽지를 하나씩 나누어 주셨다.

남자 선생님들께는 이도령, 갑돌이, 철수....등이 적힌 쪽지를

여자 선생님들께는 춘향이, 갑순이, 영희....등이 적힌 쪽지를...

이렇게 해서 이도령과 춘향이가 짝이고

갑돌이와 갑순이가 짝이며, 철수와 영희가 짝이 되어서

가는 동안 버스 옆자리에 앉아 가도록 한 것이었다.

다들 재미있다면서 하하호호~~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한 젊은 20대 처녀 선생님이 나이 드신

남자 교감 선생님과 짝이 되었다.

 

교감 선생님께서 자리를 이동하여 짝이 된 처녀 선생님 옆자리에 앉자마자

젊은 처녀 선생님은 얼굴 가득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버스 맨 뒷자리로 옮겨 앉는 것이었다.

보고 있던 내가 다 민망했고, 다들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그런 행동을 할 것까지야 없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누구나 나이는 먹고

누구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 나이에는 그 나이가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각과 생각과 인생의 의미가 있는 듯싶다.

 

지금 나는 또 다시 70~80 되신 분들은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사실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삶은 이기는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니 잘 견뎌가면서....하루하루를 의미있는 것들로 채워야 할 것이다.

 

나이 7,80 이  되면 인생을 꽤 뚫어 관조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면 좋을텐데.....

하다가..... 지혜는 무슨....벽에다 똥칠이나 하지 않기를......하고 한 발 물러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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