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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여행자

 

 대학교수라는 안정된 직장을 떠나고, 살고 있던 집도 처분하고,

그리고 김영하가 여행하면서 쓴 책들 중 하나. 아마도 자신감이 있어서 그랬겠지요?

글만 써서도 능히 생활해 나갈 수 있다는.......

아니면 그런 식으로 자신을 몰아붙여야 좋은 글이 나올지도 모르고,

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속에서 유연한 사고가 가능할 수도 있겠구.

어쨌든 나는 김영하의 글을 좋아한다.

 

 

 이 글을 무심코 읽어나가다가 '어? 이런 걸 다 공개해도 되는거야? 김영하 대단하네.....'

뭐 이러면서.....읽어내려갔다.

왜냐구요. 어느 여자와 남몰래 만나는 불륜 이야기이거든요.

그것도 일 년에 한번 씩 칠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만나 밀회를 즐기는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대담하게 쓰다니 역시 김영하는 다른군.....

그런데 이게 소설이었던 것이지요. ㅎㅎㅎ

 

김영하가 학창시절 거짓말을 너무 능숙하게 했다고 하더니만....

그럴듯한, 그러니까 개연성이 있는 글을 잘 지어내는 사람 그들이 바로 작가가 아닐까?

 

밀회라는 짧은 소설 과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 하이델베르크 여행 이야기.

 

카프그라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있는 남자, 그것은 친밀감을 관장하는 뇌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버지는 물론 아내도 낯선 사람으로 여긴다.  병에 걸린 당사자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더 미칠 노릇이 아닐까요?

그 병에 걸린 남자와 그의 아내.

 

식구들을 전혀 남으로 여기는 주인공인 이 사람은 중요 인물은 아니다. 그의 아내와 사귀는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들은 일 년에 한번 하이델 베르크에 옵니다.

두 불륜의 연인은 자기들만 아는 몸과 마음의 암호를 갖고 연애를 합니다.

 

 

김영하가 하이델베르크에서 쓴 짧은 연애소설. 낯 선 곳에 가면 여러 몽환적 상상에 빠지게 마련인데

그 느낌 그대로 써 내려간 이야기. 읽는 사람도 가볍게 함께 여행하듯,  깃털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사람들은 자기보다 부지런히,미친듯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산다는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입니다.

 

여행자/ 김영하지음/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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