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제사를 지냈다.
마지막 잔을 올리는데 누가 들어올 때 울리는
출입문에 달린 작은 종이 딸랑 하고 울린다.
제사를 드리던 우리 모두 깜짝 놀랐다. ‘엄마가 오셨나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곤 합문하려고 베란다 쪽으로 다 나가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다시 딸랑하고 울린다. 이번엔 가시는 소리인 것으로 들린다.
제사가 끝나고 동생과 누나네 식구들 모두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외출 차비를 하던 집사람이 놀라며 하는 말이 누나가 옷을 바꾸어 입고 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나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직도 옷을 바꾸어 입고 간걸 모르고 있었다.
저녁 무렵 누나 내외가 바꾸어 간 옷을 가지고 다시 왔다.
그런데 어제 거르지 않고 제사에 참석했던 작은 매형이 일이 있어 오시질 못했는데
아마도 돌아가신 엄마가 매형 오게 하시려고 옷을 바꾸어 입고 가도록 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제사에 썼던 백세주 한 병을 다 들고 가셨다.
새삼 어제 엄마가 다녀가신 게 더욱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렇구나.
아직도 돌아가신 엄마가 나를 걱정하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박수 쳐 주시는구나.
그래서 내가 이렇게 건재한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