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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목에서 손이 나올 때 -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많아도 맛없는 안주는 없다. 음식 뒤에 '안주'만 붙으면 못 먹을 게 없다. - 다만 내가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혼자 순댓국에 소주 한 병을 시켜 먹는 나이 든여자를 향해 쏟아지는 다종 다기한 시선들이다. 내가 혼자 와인 바에서 샐러드에 와인을 마신다면 받지 않아도 좋을 그 시선들은 주로 순댓국집 단골인 늙은 남자들의 것이다. 때로는 호기심에서, 때로는 괘씸함에서 그들은 나를 흘끔거린다. 자기들은 해도 되지만 여자들이 하면 뭔가 수상쩍다는 그 불평등의 시선은 어쩌면 '여자들이 이 맛과 이 재미를 알면 큰일인데'하는 귀여운 두려움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 김밥은 아름다운 음식이다. 재료의 색깔만 잘 맞추면 이보다 어여쁜 먹거리가 없다. 그래서 김밥에는 꽃놀이와 .. 더보기
오늘 뭐 먹지? 소설가의 산문은 소설과는 달리 작가 자신의 생각과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이번에 본 책은 권여선 작가의 이름하여 안주 산문집인, '오늘은 뭐 먹지?'를 보았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김애란의 책을 보다가 작가에 대해 검색을 하였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이런 저런 길을 지나 음식에 별로 관심이 적은 나에게 권여선의 '오늘은 뭐 먹지?'란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미소가 지어지는 대목이 자주 등장하는데 한가지 의아하게 생각된 점은 작가의 어린 시절에 나보다도 더 편식이 심한,거의 채식 주의자에 가까울 만큼 고기 종류 중 유일하게 먹는 것이 숯불에 구운 쇠고기 뿐이었단다. 그런데 어찌 대학에 들어가 술이라는 것을 마시면서부터는 내장이고, 곱창이고, 닭똥집이고를 따지지 않고 못먹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