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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섬의 모양이 밤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밤섬..... 

 

 

 

 


지금은 무인도인 밤섬과 그 뒤로 밤섬에서 캐낸 석재로 제방을 쌓아 이룩한 여의도의 고층빌딩이 대비된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영상은 실향민 이일용(1936~)의 개인사를 중심으로

밤섬의 현재와 과거, 사적 자료와 공적 자료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이일용의 목소리가 담담히 이어지는 가운데 밤섬 주변의 풍경의 소리,

과거의 한때를 상기시키는 잡음이 간간이 들린다.

작품은 광할한 대도시의 한가운데에 고립되어 이제는 철새만 찾아올 뿐인

잊힌 섬의 역사를 담담하게 증언한다. 

 

 

 

화자 이일용씨는 부친과 배를 만들고 수리하는 일을 하며 생활한 분이다.

 

 

 

무척 고통스러웠을 6.25 전쟁 이야기도 이젠 고통조차 추억이 된 듯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데 오히려 더 묵직하게 들린다.

 

1968년 여의도 개발 계획과 한강 흐름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섬의 기반암을 폭파하기로 결정되면서

남아 있던 원주민 62가구 443명은 마포구 일대로 거주지를 강제 이전하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반론도 만만치 않았을 일을 불도저 식으로 밀어붙였고, 그것이 가능했던 시대이다.

어릴때 많이 들었던 김현옥 서울 시장.....

 

 

여의도 제방을 쌓을 돌을 얻기 위해 밤섬을 폭파한 것이다.

 

 

밤섬을 떠나는 사람들

군사용 임시 천막과 와우산 터를 불도저로 한 번 밀어준 것이 서울시가 이들에게 제공한 전부였다.

직접 집을 지어야 했으니 그 고생은 또 얼마나 심했을까.

 

 

 

그렇게 산동네를 이루고 살게 된다.

 

 

밤섬에서 캐낸 석재로 제방을 쌓은 여의도는 지금 이렇게 변했고 밤섬은 무인도로 변했다.

 

 

현재 일부만 남아있는 밤섬은 1년에 단 한 번 밤섬 사람들에게 출입이 허락된다. 

그들이 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2시간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고향을 잃은 사람들.

1994년부터 서울시에서 격년으로 밤섬 귀향제가 시행되고 있다. 

 

다큐멘타리 작품 <신미정의 '율도' 19분 41초> 서울 북서울 미술관

 

신미정(1983~)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주변으로 밀려난 개인의 서사에 관심을 가져온 영상 작가이다.

그는 보통 연간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는 방대한 자료조사와 섬세한 인터뷰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율도'는 한강 하류, 여의도와 한강공원 망원지구 사이에 있는 밤섬을 한자로 표기한 지명으로, 1960년대 중반까지

약 천여명의 주민이 거주하였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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