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식자재 마트에서 경품 추첨이 있었다.
우리도 그동안 수 십 장을 써 넣었기에 겸사겸사 나가 보았다.
별로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다고 여겼었는데 모든 시민들이 다 나온 느낌이 들었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어디 어디 사는 **씨~ 집에서 찾고 계시니 빨리 댁으로 연락 바랍니다"라는 사회자의 멘트도 있었다.
1등 당첨금이 3천만원이었던가? 아무튼 추첨을 하고 이름을 부르는데
순간, 혹시나......내가 당첨되면 신분증이 있어야 하는데..... 오 이런~!!! 신분증도 안 가져왔고,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도 보여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당연하듯 20명이나 되는 쌀 한포대 조차 당첨되지 않았다.
김칫국부터 들이켠 셈이다.
1등 당첨자를 추첨하고는 긴장되는 효과음과 더불어 사회자가 이름을 불렀다.
"김~"하고 뜸을 들이는 사이 김씨가 아닌 사람들이 "에이~"하는 실망의 소리와 함께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경찰들과 경호 요원들이 지시봉을 들고 안전하게 가도록 돕고 있었다.
동생들 내외 다 들 떠나고 늦은 밤에 딸 아이가 서울에서부터 차를 몰고 와서 합류하였다.
아침에 파라솔과 의자를 들고 나왔다.
집 공사를 할 때 이구석 저구석 정리하다보니 나온 파라솔이었다.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30여 년 만에 창고 속에서 나와 햇볕을 보게 되었다.
뜨거운 햇살을 막는 아주 소중한 역할을 하여 종일 뒹굴거릴 수 있었다.
평일 한낮이라 그런지 해안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어제 경품추첨할 때 보이던 그 많은 사람은 어딜 간 것일까?
책을 보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셋이 한참 수다를 떨다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찍다가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다가..........바다를 떠나기 싫어 점심도 가까운 빵집에서 빵으로 해결하였다.
아무데도 가지 않고 바다에서만 있었던 날이 오히려 가장 완벽한 하루처럼 느껴졌다.
어제 아이스크림을 찍다가 렌즈가 아이스크림에 닿는 바람에 사진 가장자리가 거무스름하게 ~~ㅎ
'우리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으로...... (6) | 2024.06.14 |
---|---|
바닷가에서 5일 차 (4) | 2024.06.11 |
바닷가에서 3일 차 (6) | 2024.06.09 |
바닷가에서 2일 차 (6) | 2024.06.08 |
바닷가에서 1일차 (8) | 2024.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