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간에 통화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나 지금 바쁘니까~ 조금 있다가 전화할게~"
"지난 번에도 전화한다고 하고는 안 했잖아~"
"응~ 꼭 할게~~"
"오늘 안으로 안하면 집에 한 번 왔다가는 거다"
"알았어~~ㅋㅋㅋ"
뭐가 그리 걱정이 많은지 날더러도 가끔 딸한테 가자고 조른다. 그러면 난,
"안 가~ 왜 딸내미 귀찮게 하고 그래~"
"무슨 아빠가 저래~다른 집 아빠들은 걱정이 되어 한 달이 멀다하고 가 볼텐데...."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있다.
"아빠하고 딸 아니랄까봐 둘이 똑같애~~"
맘이 안드는 구석이 있으면 부녀간에 서로 닮아서 그런 것이란다 ~~ㅎㅎ
딸과 나는 다른 사람이 내 생활과 삶에 끼어드는 걸 싫어하듯
나도 다른 사람의 삶에 끼어들려 하지 않는 편이다.
부녀 간에 다투거나 사이가 안 좋은 게 아니란 걸 우린 다 알고 있다.
무심한 듯 각자의 삶을 살며 지내다가
어쩌다 만나게 되면 좋은 것, 그런게 바람직한 삶이라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딸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어느 누구보다 먼저 달려갈 것이고,
좋은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축하 해 줄 것이다.
그런데 엊그제는 함께 외출했다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딸이 있어
전화를 걸었더니 흔쾌히 오라고 해서 기분 좋게 같이 다녀왔다.
가족 간에도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밀착해 있는 것보다 나을 때가 많다.
가까이 있되 거리를 두라고 누군가가 그랬다.
그리하여 그 공간에 곰팡이가 피지 않게 시원한 바람이 불게 해야 한다.
날도 덥고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더더욱........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곡에서 (0) | 2021.08.09 |
---|---|
배구 이겼다~~!!! (0) | 2021.08.04 |
땡볕에 한 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0) | 2021.07.16 |
니가 내 딸인지 어떻게 알아? (0) | 2021.07.04 |
호들갑에서 뻘쭘함으로 (0) | 2021.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