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밤을 꼬박 뜬 눈으로 새운 불빛들 만이 광장을 밝히고 있었고, 약속 시간인 6시도 안되었는데 택시 기사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그네 길에 오르면 자기 영혼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지내고 있는지, 자신의 속 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행이 단순한 취미일 수만은 없다. 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그러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연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리스본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굿바이 포루투칼....저기가 어딜까? 우리가 갔던 어느 곳일까?
우리 깨진 캐리어 저렇게 감아서 갈까? 그러다 생각보다 비쌌다. 얼마인지 기억이 나지를 않지만....
포루투칼에서 기차가 커브를 트는가 싶은 순간. 짐칸에서 캐리어가 와장창 떨어져 깨졌다.
다행히 안에 넣었던 야드로 인형과 와인 병은 무사했다.
바르셀로나에서 환승 하려는데 비행기 지연 소식을 알리고 있다.
환승 할때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돈을 더 물고 다음 항공기로 바꾸었는데, 손해를 본 것이다. 그냥 둘 껄~~
스페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
새벽 6시 택시가 현관 앞에 오기로 해서 알람을 5시에 해놓고 잤는데 긴장감이 3시에 깨어나게 만들었다.
4시에 억지 아침을 먹었다.
새벽에 비 14~17도 분포
7분 전에 내려왔는데 이미 택시는 와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13.7 유로를 요구한다.
올 때보다 10유로 가까이를 싸게 말하는 양심적인 기사였다.
작은 성의 표시로 잔돈을 받지 않았다.
올 때 눈 아래 상처가 난 운전 기사는 나쁜 녀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다 들리는 고함을 지르며 중국 관광객이 황급히 뛰어 다녀서 다 들 쳐다본다.
아마도 시간은 다 되었는데 다른 게이트 앞에 앉아 있었던 것 같았다.
우리도 실수할까 다시 한번 전광판으로 눈을 돌려 확인을 하였다.
하루하루가 지나 34일이 후루룩 지나갔다.
시간이 흘러가고, 삶은 그렇게 뒤로 뒤로 시간을 흘려 보낸다.
나는 하루라는 자루에 뭔가를 채워서 보냈는데 저 뒤로 가고 있는 엊그제 자루는
분명 가득 채웠을텐데, 밑에 구멍이 난 모래 자루처럼 훌쭉해 졌다.
더 멀리 간 것들은 무엇이 담겨있기나 싶게 하나같이 납작하다.
인생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 그렇게 구멍난 빈 자루 바닥에 남아있는 그 어떤 것들, 잊혀지지않고 각인된 것들의 집합이 아닐까.
앞으로는 우리 가능한 한 비행기 환승하는거 하지 말자.
마냥 기다려야하고 시간 낭비가 너무 많은 것 같아.
오늘만 해도
아침에 택시 기다리고 공항에 도착해서 짐 붙이느라 줄서서 기다리고 몸 검색 받느라 줄서서 기다리고
게이트에서 줄서서 기다리고 비행기까지 가는 버스 줄서서 기다리고 내려서 짐 찾느라 기다리고
다시 짐 붙이느라 기다리고.....또..또 게다가 1시간 20분 지연이었다.
기다리며 파스타를 먹고 있으려니 구걸하는 사람이 다가왔다.
1달러를 주던가, 아니면 먹다 남은 콜라라도 달라고해서 콜라를 주었더니
'메르시 부흐'하며 불어로 인사를 한 후 벌컥벌컥 마시곤 빈 페트병을 쓰레기통에 넣고 사라졌다.
세상 참 편하게도 사네~~
술도 안 먹으면서 술을 사겠다며 2병을 산다.
라운지에서 샤워를 하고 간단한 음료와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
쾌적하고 몸은 개운해졌지만 음식은 맘에 들지 않았다.
고맙다는 뜻의 포루투칼 어인 '오브리가도~ 오브리가도~
수없이 듣던 그 소리를 뒤로 하고 이제 서울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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