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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포루투칼 - 포루투 6일째

오늘도 또 비~~14~16도 분포

 

이번 여행 중엔 거의 꿈을 꾸지 않았는데 오늘은 꿈을 꾸다가 일어났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하려해도 내용이 생각 나지 않았다.

기분 좋은 꿈은 아니었는지 기분은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밖에서는 유난히 갈매기들이 소리 높이 오래동안 울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해 뜨는거 보러 가자고 하려 했더니 오늘도 비가 온다.

정말 믿기지 않게도 6일째 비가 내린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걷다보면 기분은 달아올라 좋아질 것이다.

 

"내가 먼저 나갈테니까 창 밖으로 내다봐 사진 찍어줄게."

새로운 숙소에서 창 밖을 내다보며 사진을 찍으면 그것도 추억이 될 것 같았다.

 

비가 그쳐 전망 좋은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자고 해서 핀잔을 들으면서도 갔다.

동 루이스 다리가 저 아래 내려다 보일 만큼 높은 지대였다.

다리와 강이 저 아래 내려다보일 정도로 높아 전망은 좋았지만 주변이 허물어진 집들과 으슥한 곳인데다가

허름한 차에서 방금 일어난 듯한 사내 두 사람이 차 문을 열고 나오는 모습을 보자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발걸음을 재촉해 내려왔다.

 

내려오며 길들을 내려다보니 참 가파른 길들을 많이도 걸어다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을 지나가는데 지난번 다른 곳에서도 보았던 후안 문뇨스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작가의 작품은 등장 인물의 얼굴 모습이 모두 똑같아서 한 번만 보면 후안 문뇨스의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작품 속의 사람의 얼굴 모습이 동양사람이라 작가도 동양인이라 생각했는데 스페인 조각가였다.

 

포루투 대성당을 다시 찾았다.

성당을 둘러보고 있는데 뭔가 빠진듯 허전하다 싶었는데 바로 트럼펫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 그분이었다. 오늘은 더욱 정열적으로 불고 경쾌하기까지 하였다.

성당을 올라가는 계단 양 쪽으로 똬리를 튼 뱀 두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여러번 와도 매번 새롭게 눈에 뜨이는 것이 생긴다.

 

성당을 돌아나와 국립박물관을 가자고 트렘을 탔다.

걸어가면 8분 트렘을 타면 6분 걸린다고 나와서 트렘을 타자고 했다.

트렘 2일권이 있으니 타야하는 거 아니야?

 

오늘은 주말이라 거리에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문을 열기를 기다려 들어간 국립 박물관엔 입장객이 거의 없었다. 입장료 1인당 3유로 였다.

특별전의 그림들은 파격이라 보기에는 성의가 없어 보여 사람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에 실망을 더했다.

도자기, 카펫, 유리 그릇 등 에는 관심과 지식이 적어서 그림 위주로 보았다.

 

박물관을 나와서 포루투칼 3대 에그타르트 집중 하나라는 집에 가서 에스프레소와 함께 먹었다.

이 집 커피는 중상이었다. 새로 짓는 볼량시장 주변은 인도가 좁아 걷기가 불편했다.

정육점에 가서 삼겹살과 목살을 사고 야채 가게에서 상추와 감자 3개와 양파 2통과 마늘 1통을 샀다.

야채 가격이 전부 다해서 2유로도 안되는 가격인데 일일이 종류 별로 가격을 계산하는데 사는 우리가 미안했다.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야채 가게 아주머니 옆에 딸이 함께 장사를 거들고 있었다.

 

집에와서 삼겹살을 구우면 기름 튀는게 장난이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후라이팬이 살짝 타들어가고 기름은 전혀 흘러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생각한 기름 부분은 기름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기름이 쫘악빠진 조금 바삭한 삼겹살이 좋은데 내가 억지로 먹는듯 하자 옆에서 툴툴 거렸고 난 시무룩해졌다.

묵은 김치와 파무침등의 옵션이 없음도 적잖이 영향을 주어서 억지로 꾸역꾸역 먹었다.

 

맛은 없지만 배는 부른 점심을 끝내고, 세랄베스 현대미술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30여 분 버스를 타고 포루투 외곽으로 나오자 관광객이 많은 중심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오전에 박물관에서 실망을 해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고 해서 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차에서 내려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모든 전시물이 마음에 들었다.

그림이나 설치 미술품들이나 모두 다 눈을 단번에 잡아 끌어 가슴이 두근 거렸다.

미술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도 엄청 신경 썼음이 분명해 보였다.

세세한 나무 수종을 신경 썼음이 눈에 보였고, 가지치기도 완벽해 창문 자체가 캔버스처럼 여겨졌다.

주변 자연환경도 좋아서

마치 덴마크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미술관이라는 루이지애나 미술관에 갔던 기억이 떠 올랐다.

아마도 오전에 보았던 포루투 박물관에서 실망했기에 더욱 좋게 느껴진 것도 있을 것 같았다.

포루투 중심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잠시 '여기가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식을 준비해서 하루 종일 있으면 좋았을껄 하는 후회가 들었다. 

포루투가 좋은 또 한 가지 이유가 생긴 것이다. 1인당 20유로의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한 전시 장소에는 이 미술관 건물을 설계한 사람이 설계한 다른 건물 모형도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 안양의 한 건물도 이 사람의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건물마다 작업 일지용 스케치북이 놓여 있었는데 옆에 흰 장갑을 끼고 펼쳐볼 수 있게 장갑을 놓아 두었다.

 

본관을 돌고 나오면 멋진 정원길 중간 중간에 몇 개의 전시 건물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어서 전시를 보다가 나와

공원길을 걷다가, 또 다른 전시관에 들어갔다를 반복하게 되어 있었다.

밖의 공원도 가을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어서 기분도 개운해졌다.

전시가 끝날무렵 설치된 TREETOP WALK는 나무 꼭데기에 높다랗게 나무 길을 만들어 놓은 곳인데

내 팔을 잡고 무섭다면서도 멋지고 신선하다며 좋아했다.

 

미술관을 나와서 서둘러 정류장까지 가려고 길을 가는데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낯선 남자의 의미를 알 수 없는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리니 우리 걸음이 빨라졌다.

"뒤돌아보고 누가 오나 좀 봐줘~"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이럴땐 최홍만 같은 거구가 쫓아와도 뒤돌아보며 괜찮다고 안심을 시켜야 함을 깨달았다.

큰 길로 나오자 다소 마음이 놓였다.

15분이나 기다려야 우리가 탈 버스가 올 예정이라 우린 아무 버스나 먼저 오는걸 타기로 했다.

내려서 시내를 조금 걷는 게 어둡고 사람없는 승강장에서 맘 졸이는 것보다 낫겠다 싶었다.

버스가 우리 눈에 익은 장소에 다다르자 안심이 되어 내렸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가려는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우린 배낭에서 우산을 꺼내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 집에까지 도착했다.

오늘 비는 중간 중간 왔지만 주로 실내에 있을 때 왔기 때문에

포루투에 온지 처음으로 우산을 안쓰고 다닌 날로 기록된 운이 좋은(?)날이다.

저녁을 먹고 9시도 안되어 곯아 떨어졌다.

 

 

 

<저 카메라에 나도 찍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