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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스페인 - 바르셀로나 넷째날

체코 프라하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중인 여학생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게 되었다.

포루투칼 여행을 며칠 하고나서 프라하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일정을 보니 우리가 리스본에 가는 날 그 여학생도 리스본에 있을 거라고 하였다.

우리의 일정을 듣더니

"그런데 포루투칼에 그렇게 오래 여행 예정이세요? 전 일주일도 안되는데" 하며 뭐 볼게 그리 많으냐는 듯이 말했다.

혹시 집밥이 생각나면 연락하라고 하였더니 "연락드릴게요~전 사양하지 않아요~" 하면서 웃었다.

볼 때마다 밝게 웃어서 주변까지 밝게 해 주는 아이였다

 

전철을 타고 가우디 성당으로 갔다.

2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 저건 없었는데? 그러더니 2년전 사진을 보여주면 내 말이 맞지? 하면서

긴가민가 하는 나에게 "저렇게 눈썰미가 없어서야~~ㅎ"하고 으시댄다.

사진과 비교해보니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가우디 성당을 한 바퀴 돌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산 파우 병원에 갔다.

가우디와 쌍벽을 이룬다는 천재적인 건축가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Lluis Domenech i Montaner)라는 사람이 지었단다.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서 그런지 가우디의 건물처럼 요란스럽지(?) 않아 보였다.

 

지난가다가 신문가판대에서 본 신문에는 어제 시위가 격렬했음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보도가 되었는데 안전하게 잘 다니라고 연락이 왔다.

 

가우디 작품인 카사바트요와 카사밀라를 지나 카트리나 시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판 사진을 보고 문어와 오징어 요리를 시켰다. 난 오징어, 문어 낙지,쭈꾸미 처럼  다리가 많이 달린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바그미, 바퀴벌레 등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ㅎ~

사진상으로 보는 것보다 접시가 커서 배가 불렀고 만족도도 높았다.

 

지나가는 길에 볼 수 있었던 여기저기 불탄 흔적들이 어제 시위가 격렬했음을 보여주고 있었고

한 건물 앞에는 경찰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고 어제 이어서 오늘도 시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방송 카메라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고 한 여자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게 보여서 나도 가서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사진을 본 에두는 카탈류나 사람들이 굉장히 싫어하는 정치인이라고 하였다.

자기처럼 노란 추모 리본 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은 경찰들이 그여자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을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긴 핫한 곳이라며 어떻게 위험한 거기를 갔느냐고 눈이 동그래졌다.

 

사람들이 많은 시위현장을 빠져나와서 현대문화센터 전시실에 갔다.

현대문화센터 전시실(CCCB)에서는 페미니즘 전이 열리고 있었다.

카우보이처럼 총을 든 여자 사진의 포스터에서부터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지가 나타나 보였다.

여성해방관련 전시와 퍼포먼스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여성 해방을 주장하는 전시가 나에게는 여성을 혐오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여겨졌다.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남성들의 시각을 문제시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여성을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느끼게 하는 건 잘못 아닐까?

어떤 전시물은 엽기적이기까지 하였고 어떤것은 구역질 날거 같아 눈길을 다시 주고 싶지 않았다.

여성을 아름답게 표현하는게 잘못된 일일까? 여성 스스로 자학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옆에있는 여성도 어느 정도 내 의견에 동조하였다.

우리 눈에는 너무 나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의도가 그런거라면 성공한 것이겠지만.....

 

보케리아 시장에 가기위해 전철을 탔는데 흑인 행상들이 경찰을 피해 지하철 역구내에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마치 낙하산 같이 생긴 곳에 물건을 넣고 재빨리 펴고 접을 수 있게 가지고 다녔다.

삶의 고단함과 살기위한 몸부림이 느껴졌다.

 

스페인 광장에서 멀지 않은 김치맘마라는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순두부찌개와 김치찌게로 저녁을 먹었다.

"이거 어제 못해준 생일상이야~~ㅎㅎ"

주인은 우리가 스페인 광장에 분수쇼를 보러 간다고 하자 소지품 조심하라고 당부를 하였다.

분수쇼를 보러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 쇼를 하였다.

일산 호수 공원에서 본 분수쇼가 생각났다.

 

돌아오는 전철역에서 내가 표를 넣자 내 뒤에서 바짝붙어 무임승차한 아이가 있었는데 난 눈치채지 못했다.

내가 몰랐다고 하자 "예민한 줄 알았는데 그것도 몰랐어? 메고 있는 가방에 여권도 있는데?"하고 주의를 주었다.

 

띠리릭~ 문자가 와서 열어보니 바르셀로나 시위로 인해 바르셀로나를 여행 자제지역으로 한다는 메세지였다.

홍콩 시위대처럼 공항 점거 이야기도 뉴스에 나오고 있었다.

며칠뒤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카탈루랴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여성 정치인>

 

<문어와 오징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