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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탈리아 - 피렌체에서 시에나로

새벽에 명치 끝에 뭔가 뭉쳐있는 느낌이 들면서 불편했다.

어제 무리하게 수박을 우겨 넣어서 그랬나보다.

우린 서로 밥 맛이 없어 깨질락거렸다.

 

그래도 청소는 열심히 했다.

그냥 대충하자고 해도 우리나라의 국격을 위해 깔끔하게 하고 떠나야 한다며 이것 저것 심부름을 시킨다.

휴대폰 카메라에 피렌체 도착 첫 날 찍어둔 사진 그대로 해 놓았다.

 

짐을 싸고 오늘은 피렌체를 떠나는 날이다.

정리를 끝내고 쓰레기도 버리고 나타샤에게 우리 떠난다고 고맙다는 메세지를 보내니

남은 여행 잘하라고 메세지가 왔다.

이제 피렌체를 떠난다. 떠나며 마지막으로 두오모를 한 번 올려다본다.

여전히 광장에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두오모도 새로운 사람들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기차는 한 시간마다 있었는데 플랫폼이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1A라고 떴다. 일련 번호가 아닌 번호라서 우린 역무원에게 물어보고 뛰다시피 이동을 했다.

진작 알려줄 일이지 임박해서야 알려주다니.....

더구나 이렇게 플랫폼을 찾아 뛰게 하다니.

승차표를 넣고 열차에 올랐다.

기차 안에서도 검표를 했는데 옆에 승객들이 승차표를 찍지 않았는지

우리 승차표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찍어서 찍은 시각이 나와야 됨을 알려주었다.

 

나타샤에게서는

당신들은 베스트 여행자라는 찬사의 메세지가 왔단다.

 

이제 피렌체와 적대적 경쟁 관계에 있던 시에나로 떠난다.

기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후 S3 번 버스를 타면 된다.

내내 버스를 타고 오는 게 더 수월할 수 있지만

버스 짐칸에 승객과 떨어져 캐리어를 꼬리표도 없이 오래 보관 한다는게 꺼림찍했다.

그래서 우린 기차를 타고 내려 마을 버스를 타는 교통편을 택했다.

피렌체에서 시에나까지 기차요금은 9.3 유로.

 

시에나에 내려서 버스를 타려는데

표를 뽑는 방법을 몰라 우리처럼 버스를 기다리는 젊은이에게

물으니 아주 친절하게 버스표 두 장을 뽑아주었다.

 

잠시 후에는 표를 들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 와서 버스가 3분 후에 온다고 알려주었다.

그와 같은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우리가 내릴 한 정거장 전에 우리 자리로 와서는

다음에 내리면 된다고 알려 주고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오늘 잠자리에 들 때 꼭 그 젊은이의 앞 날을 위해 기도 해야겠다.

 

조금 비탈진 길을 캐리어를 끌고 올라간다.

올라가는 골목 양쪽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아주 오래된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중세시대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 말이 실감이 났다.

내가 캐리어를 둘 다 끌고 간다고 끌고 갔더니 안심치 않은지 다시 자기 캐리어는 자기가 끌겠단다.

숙소에 도착하니 두 젊은이가 각각 우리 캐리어를 들어서 2층 까지 올려다 주었다.

 

이번 숙소는 중세 시대에 지어진 듯한 오래된 건물이라

내부 천정에는 오래된 서까래가 드러나 있었고 옆에 딸린 문을 열자 아담한 정원이 나타났다.

주방은 계단을 2-3개 내려가면 있고

다시 계단을 2-3개 내려가면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는 독특한 구조였다.

 

아이들에게 잘 도착했다는 메세지를 보냈다.

또 다시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시에나~~!!

 

 

 

10시 16분 피렌체 출발~11시 38분 시에나 도착 (기차로 1시간 22분 걸리는 거리)

 

 

그리 청결하진 않았지만 편리했던 피렌체 아파트

 

 

수많은 세월 동안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의 수없이 많은 발길을 맞이했을 피렌체 두오모 가는 길을 이제 떠난다.

 

 

시에나 숙소 - 옆 문을 열면 세 집이 함께 사용하는 정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