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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덴마크 - 코펜하겐 2

창 밖을 보니 오늘 휴일이라 공사장에 인부가 하나도 없다.

마치 무슨 큰 일이 일어나 인간을 비롯한 살아있는 생명체는 사라진 모습처럼 보인다.

여기저기 방치된 채 포크레인과 트럭과 인부들의 승용차와 컨테이너 박스들이 널려 있다.

마치 인류가 멸망한 지구의 모습을 그린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오늘따라 하늘도 음울하게 흐려있었다.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은 날이 흐려서 반고체 반액체처럼

만지면 검은 조청이나 묽게 쑨 도토리 묵을 만지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움직이는 물체라곤 강물을 빼곤 하나도 없었는데 

소리없이 강물 위를 배 한척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자 배가 지나간 자리가 길게 상처처럼 남아 한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순간, 진짜 반고체 아니야? 할 정도로 검은 강물에 흔적이 생각보다 오래 남아 있었다.

한참을 내려다 보고 있으려니 어느 순간 스르르 상처가 아물듯 흔적이 사라졌다.

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상처들도 저렇게 쉽게 시나브로 지워지면 참 좋겠다.

혼자서 한참을 창 밖을 내다보고 있으려니 그제서야 일어나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둘이 마주 앉아 코펜하겐 카드를 살지 말지 산다면 며칠 권을 살지 이리 저리 계산하면서 따져 보았다.

코펜하겐 카드 5일권 가격이 880크로나 이다.

사나 안 사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결국 우린 사지 않고 필요할 때 별도의 입장료를 지불하기로 하고 대신 교통 카드를 사기로 했다.

 

우리가 아직 유레일 패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헬싱보리나 오덴샤 또는 말뫼를 다녀 올 수 있다.

그러니 정작 코펜하겐에 있는 날짜가 생각보다 길지 않은 편인데, 짧은 기간동안 욕심을 부려서

무리하게 다니다 보면 오히려 고생이고 이도저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호텔을 나왔는데 비가 오려는 기미가 보여 로비에서 우산을 빌려 가려 했더니 다 나가고 없단다.

다시 올라가서 우산을 가지고 내려 올까? 하다가 그냥 가기로 했다.

오늘 휴일이라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곳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알고 간 곳엔 시장이 열릴 만한 장소이긴 한데

시장이 서지 않았다.

 

아마 잘못된 정보이거나 오래 전의 정보라

지금은 벼룩시장이 열리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린 시청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청 앞에 있는 안데르센 동상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맨홀 뚜껑에도 안데르센의 옆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시청 안을 들어가 보니 일층에 대형 시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엔스 올센이라는 사람이 제작한 시계인데 만 4천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천체 시계라고 하였다.

 

2층에선 막 결혼식이 열리기 직전이었고 아래에서 신랑 신부가 올라오고 있었다.

시청 앞 광장 여기 저기에도 신랑 신부들의 모습이 보였다.

드레스 입은 신부들 어쩌라고, 심술궂게 막 비가 뿌리기 시작하였다.

신부 한 명이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고 신랑과 뛰다시피 건널목을 건너고 있었다.

우리도 어디론가 행선지를 정해야 했다.

 

 

벼룩 시장이 열리지 않는 바람에 시간이 비어있으니.........

 

기차를 타고 안데르센 생가와 박물관이 있는 오덴세를 가고 싶다고 하였다.

나는 다른 곳으로 갔으면 했지만 안데르센 생가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

그래~ 그러지 뭐~~ 난 참 마음이 바다처럼 넓어~그치?

 

 

 

자전거의 천국처럼 자전거 길도 잘 되어 있고, 엄청난 양의 폐자전거

 

 

 

 

벼룩 시장이 열리면 안성 맞춤일 곳이나, 지금은 그저 휑뎅그렁~~비어 있었고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별로 없다.

 

 

코펜하겐 시청 안 뜰

 

시청 앞....안데르센 동상

 

 

시청앞 광장

시청안 1층 천문시계

 

 

시청홀

 

 

 

백화점....안의 수많은 모형 물고기로 만든 조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