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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독일 - 함부르크 1 엘브터널, 리퍼반 거리,비틀즈 광장

꿈에서 돌아가신 엄마를 보았다.

현실처럼 생생한, 약간은 우울한 내용의 꿈이었다.

자다깨다 반복하면서 잘 때마다 조각조각 조각난 꿈을 꾸었다.

꿈과 현실의 애매함 속에서 아침을 맞았다.

 

여기가 어디지?

눈을 뜨고나서야 어제 베를린을 떠나 함부르크에 온 것이 생각났다.

잠옷 대용으로 입을 옷이 없어서 그냥 옷을 안 입고 잤더니 등쪽이 서늘했다.

예보를 보니 서울은 35도의 폭염이라고 하는데 여긴 아침 최저 기온이 1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창 밖으로는 낯선 거리의 모습에 푸른 하늘이 싱그럽다.

하지만 어제 오래 걸어서인지 고관절이 뻐근하다.

휴대폰으로 고관절과 피로를 넣어 검색을 해 보았다.

군인들이 오랜 행군을 할 때 피로해서 생기기도 한다고 하였다.

조금 쉬면 낫겠지?

 

TV프로인 '비정상회담'에서 독일 대표로 나온 닉이라는 독일 청년이

함부르크가 최고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는 함부르크에 한 번이라도 다녀 온 사람이라면 함부르크의 매력에 푹~ 빠진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세계 10대 여행지에도 속해 있고,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이기도 한 함부르크.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바닷가쪽으로 나왔다.

엘브 터널을 찾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곳을 찾았다.

함부르크의 외항과 내항을 연결해주는 터널인데 단순하지만 독일 다운 터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도 적고 한산해서 구경할 만한데다가 통행 요금도 없었다.

외항까지 갔다가 다시 터널을 걸어 돌아오며 몇 번이고 뒤돌아볼 만큼 정겨운 느낌의 터널이었다.

 

터널을 나와 찾아간 곳은 비틀즈 광장이다.

비틀즈가 1960~62년 무명시절 하루 8시간씩 공연을 하면서 그들의 실력을 닦은 곳이란다.

비틀즈 광장에는 비틀즈 멤버들의 연주 모습을 철골로 장식해 놓았다.

 

그곳 리퍼반 거리는 홍등가로도 유명한 곳인데

대낮인데도 화장을 짙게 한 여자가 날 보더니 "아리가또~~ 니하오~~"하면서 호객 행위를 한다.

다행스럽게도....한국 사람은 별로 못 보았는지 '안녕하세요~'라고는 하지 않았다.

거리는 온통 성과 관련된 상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였다.

밤이 되면 항구 도시가 갖는 환락가의 질펀한 본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리퍼반 거리를 벗어나자 방금 전의 모습과는 딴판인 상큼한 공원이 나타났다.

공원을 걷다보니 정말 함부르크에 빠진다는 표현이 나올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선

'내가 무슨 복이 있어서 이렇게 한가하게 여행을 하고 있을까?' 하면서 지극히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제 오늘 길지않은 시간이지만 함부르크는 여러가지 얼굴을 하고 있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우린 함부르크를 다시 오고 싶은 도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로 꼽아두기로 했다.

닉의 말이 허언은 아니었다.

 

새벽에 꾸었던 조각 조각의 우울한 꿈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멋지고 재미있는, 함부르크를 보여주기 위한 역설적인 예지의 암시였을까?

 

 

엘브터널....함부르크 외항과 내항을 연결해주는 터널

터널 입구

함부르크의 상징 건물인 엘브필 하모니.

강 건너 터널 입구인 돔 형태의 건물이 보인다.

 터널 끝부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간다.

 

피시버거로 유명한 곳인데 문이 닫혀 있다.

 

비틀즈 광장

비틀즈 멤버들의 공연 모습을...

 

 

 

 

비틀즈가 무명 시절을 보냈던 곳......그들 스스로도 여기서 갈고 닦은 실력이 그들을 역사에 남을 뮤지션으로 키웠다고 한다.

환락가의 끝에는 이렇게 교회도 있었다.

 

 

길건너편엔 경찰서가.....이곳에 근무하는 경찰들은 골치 아플 것 같다.

리퍼반 거리

 

리퍼반 거리 모습과는 다른 상큼한 공원이 나타났다.

 

숙소 앞 공원에 임시 장이 섰다. 감자와 과일과 생선을 샀다. 생선은 우리나라에서 먹던 삼치같았고 향도 거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