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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

한옥 게스트 하우스 수니와 그남자의 집

작년 늦가을

펜타그램을 지을 당시에 집 지어준 분과 이야기 하던 중

바로 옆에 50평 크기의 빈 한옥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단다.

한옥에 대한 추억이 있던 나는 며칠 후에 그 집에 가 보았다.


그 집을 가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문을 여니 제멋대로 자라 길을 막아버린 나무와 잡초들이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겨우 안으로 들어서 보니 마구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 찟기고 깨진 창호지와 유리창, 소복하게 쌓인 먼지, 

작은 틈 사이를 비집고 자란 믿기지 않은 한옥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이름모를 나무 한그루

말 그대로 폐가였다. 그 폐가의 모습 속에서도 수리하면 좋아질 모습은 상상할 수 있었다.


5년 동안 빈 집인 상태로 있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했다.

혼자 사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자손들의 의견대립으로 인해 방치 돼 있었단다.

그 집을 본 집사람이 처형에게 전화를 해서 혹시 이런 집이 나왔는데 한 번 보겠느냐고 하였고

동서 내외가 해외에서 오래 생활 해 본 경험이 있었던 대다가 영어와 중국어가 능통하고

게스트 하우스에 관심이 있던 처형은 그 집을 계약하기에 이르러 지금의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열게 된 것이다.

 

후에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이 집이 작가 박완서씨의 책 '그 남자의 집'의 주인공인 바로 그 남자의 집이었단다.

내가 돈암동에 살 때 작가 박완서의 작품을 읽다가, 박완서씨가 돈암동에 살았던 사실을 알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작가가 언급한 돈암동 성당이며 신안 목욕탕은 우리의 추억도 함께 한 곳이기도 하다.

신안 목욕탕은 집에서 50여 미터 정도이고 나와 아버지,부자가 또는 아들까지 포함해서 삼대가 목욕을 하기도 했던 곳이다.

돈암동 성당은 신안 목욕탕에서 100 여 미터를 가면 되는데,

우리 아이 둘이 성당에서 운영하는 다윗 유치원을 다녔고 나와 우리 아이들이 세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박완서씨의 책을 읽으면서 돈암동을 언급한 대목이 나오면

그곳이 어디인지 이리저리 돈암동 골목길을 다니면서 짐작 해보곤 했었다. 

 

박완서씨의 소설 '그 남자의 집'을 읽을 때도 그랬다.

그 남자가 살았던 집은 어디 쯤일까?

분명 우리집 근처이긴한데.....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녀님 한 분이 공사 중인 모습에 지나가시다가 들어오셔서는 이 집이 수녀님의 외삼촌의 집이었다면서 

집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셨단다. 

그리고 바로 이 집이 수녀님의 외삼촌인,박완서씨의 '그 남자의 집'이었다는 사실도 함께.

그 집이 우리집과 담을 맞대고 있던 집일 줄이야.~~ㅎ

 

 

 

 

 

 

 

 

 

 

 

 

 

 

다락.....

 

 

 

 

 

펜다그램과 맞닿은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