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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스페인을 떠나 서울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

우리가 계획한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마드리드를 끝으로 스페인을 떠난다.

숙소를 나오는데 관리인의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휘파람을 부는 삶은 분명 행복한 삶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린 스케치북을 두 권 샀다.

서울로 돌아가면 그림을 그려보겠다.

그리하여 여행하는 틈틈이 풍경을 그림으로 남길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하지만 우리가 매번 그림을 그려야지....하면서 산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번번히 실천을 못했음에도 또 다시 스케치북을 샀다.

 

로마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가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는다.

한니발이 넘었을 산맥을....

 

저 험한 산맥을 한니발은 병사들과 코끼리를 몰고 어찌 넘었을까?

그 당시에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이 비일비재했을 텐데....

그때 죽어간 수많은 병사들의 죽음과 고통에 몸부림 쳤을 그들의 삶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힘들게 살아난 자들은 무엇으로 그 고통을 치유하며 견뎠을까?

그들은 그런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까?

그런 생각을 하자, 일상의 작은 고통에 힘들어하는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잠시 지중해가 보이는가 싶더니 비행기는 로마 공항에 내려 앉았다.

지난해 겨울 로마에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린 로마에 왔으니 파스타를 먹자며 공항 식당에서 파스타를 먹으며 기다렸다.

로마 공항에서 인천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항공사 직원이 비행 티켓을 보더니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 준단다.

와우~~!!!^&^ 또 다시 이런 행운이 오다니.....피곤이 한꺼번에 다 풀리는 느낌이다.

 

기내로 들어와 흐믓한 표정으로 반쯤 누운 채 오래간만에 우리나라 신문을 펴든 순간,

비즈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해 준 직원이 헐레벌떡 기내로 들어오더니

우리 짐이 아직 비행기에 옮겨 타지 못했단다.

뭐? 이런!!

이태리 항공사가 종종 그런 실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게 우리 짐이 될 줄이야.

인천 공항 신고 장소를 알려주면서 도착하면 신고를 하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잠시 뒤에 그 직원은 다시 또 들어오더니

두 개의 캐리어 중에서 한 개는 실린 것을 확인했단다.

누구 짐이 실리고 누구 짐이 분실 되었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유럽 어느 나라를 떠돌다가 결국엔 돌아오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지중해와 함께 계절을 가늠하기 힘든 이태리 해안 모습이 나타났다.

고흐가 이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낸다면 어떤 방법으로 표현을 했을까?

 

갈 때 가지고 간 정혜신의 <홀가분>이란 책을 다시 꺼냈다.

짧은 글 속에 아주 많은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생각 할 여지가 많은 그런 내용이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짐이 내려지는 곳에 도착하니

내 짐이 떨어지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내 캐리어만 실린 것이다.

혹시나 해서 다른 승객들의 짐이 다 내려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역시 캐리어 하나는 없었다.

 

캐리어 분실 신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며 짐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물었다.

절대 그럴리 없고 도착하는 즉시 연락을 드리고 자택으로 보내드리겠다며 안심하라고 한다.

공항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 밖으로 나오니 추위가 많이 가신 듯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공항 버스에 올라 아이들에게 도착 소식을 알렸더니 환영 카톡 소리가 들려왔다.

마침내 무사히 돌아왔다~!!

 

 

 

 

떠나기 전 마드리드 숙소에서 내려다 본 골목의 새벽

 

 

 

시에라 네바다 산맥으로 추정된다.

 

 

 

 

 

 

로마공항에 내려서 환승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우리가 내린 비행기가 보이는데 저 비행기에서 우리짐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다.

 

 

작년 이맘 때 왔었던 로마

 

 

 

로마공항.

 

 

 

각자 한 권씩 .... 돌아가면 그림을 그리자면서 스케치북을 샀지만, 언제나 그러하듯......책꽂이에 꽂혀 있게 될 것이다. 기약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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