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이 한창인 그랑비아 거리 상가를 드나들며 다니다가
딸아이에게 맞을 것 같은 옷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이 옷 맘에 들어?
돌아온 답은 별로였다.
세일 기간이라 값이 아주 싼데? 만 원 정도야.
그러자 맘대로 하세요....언제나 그러하듯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왔다.
분명 사 가지고 가면 잘 입을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 옷을 사서 넣고 그랑비아 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마드리드 주말 벼룩시장이 열리는 라티나 역에서 내렸다.
벼룩시장은 많은 거리와 구역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별로 관심이 크게 가지 않았다.
세일기간의 값싼 새 물건들을 보다가 중고품들이 생각보다 비싸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벼룩시장을 나와 걸어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 갔다.
이곳엔 피카소의 <게르니카> 그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미술관이다.
게르니카.....
1937년 에스파냐 내란 중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이 무차별 폭격한 도시 게르니카.
바스크 지방의 이 작은 도시는 프랑코의 지원 하에 히틀러의 독일 공군 신병기 시험 장소로 쓰인 것이다.
세상에나~!!!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새로운 무기를 시험 하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자행한 것이다.
당시 독일군들은 게임을 하듯 인명을 살상했을 것이다.
피카소는 이 비극적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 한 것이 게르니카라는그림이다.
원래 그리려던 구상을 접고 한 달만에 게르니카를 완성하였다.
엄청 큰 크기의 대작인 이 게르니카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관람을 하고 있었는데
그림 양쪽에서 남녀 직원이 감시를 하면서
누군가가 사진을 찍으려는 의심이 드는 행동을 보일라 치면 바로 지적을 하였다.
한 청년이 휴대폰을 꺼내자 지체없이 사진 찍지말라는 제스처를 한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수많은 작품을 보았지만
미술관을 나와서도 머릿속에 크게 남아있는 그림은 당연히 게르니카였다.
미술관을 나와서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어제 산미구엘 시장에서 먹었던 고기 생각이 나서 사서 정육점을 찾았다.
정장차림의 핸섬한 중년 남성이 고기를 사길래...
어떻게 먹으려고 하느냐 감히 물었더니, 로스용이라고 해서 우리도 그걸 달라고 하였다.
정육점 주인이 우리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자 우리 대신 똑같은 고기를 달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더욱 더 핸섬하고 멋있게 보였다.
아파트에 돌아와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어제 먹은 고기보다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로 먹을만 했다.
함께 사가지고 온 토마토를 먹고 함께 사가지고 온 꼬투리 콩을 삶았는데
우리가 예상했던 전에 먹던 콩이 아니고 조금 이상한 맛이 나는 콩이었다.
분명 겉모습은 전에 산 콩과 같았는데 안에 들어있는 콩의 모양도 다르고 맛도 달랐다.
점심을 먹고 나왔더니 콜롬비아 커피 시음을 하는 곳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지만
다른 커피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긴 힘들었다. 왕궁을 들러 티센 미술관에 갔다.
다른 미술관과는 달리 티센 미술관은 사진 촬영이 허용되었다.
그동안 다른 미술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못 찍었던 한을 풀듯 찍었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전면은 이렇게 현대적인 건물인데 후면은 옛건물이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복도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안쪽 정원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은 오래된 건물 앞에 새 건물을 덧붙여서 지은 미술관이다. 통유리로 된 엘리베이터
오른쪽 검은 문......마드리드에 머물렀던 아파트형 숙소
티센 미술관
이제 밤이 깊어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쇠고기 9.3유로
http://cafe.daum.net/Pablo-Picasso 에서 옮겨온 <게르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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