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차별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차별의 기준은 주로 성적이었다.
그 선생님은 공부 잘하는 학생은 때린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공부를 못하면서 말썽을 부린 학생은 때로 무지막지하게 팼다.
긴 세월이 흘러 선생님의 머리카락이 반백이 되었을 때,
학창시절 여러 번 모질게 맞았던 제자 하나가 선생님 댁을 찾았다.
사업과 결혼 모두 성공해 돈도 많이 벌고 반듯한 가정도 일군 제자는
선생님 봉급으로는 맛볼 엄두도 내기 어려울 만큼 비싼 스카치위스키와 좋은 선물을 들고 찾아갔다.
도타운 사제의 정을 나누며 정겨운 시간을 보낸 뒤 제자는 돌아갔다.
교육자로서 더할나위 없이 큰 보람을 느낀 선생님은 잠자리에 들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아주 훌륭하게 컸네. 인간 만들려고 내가 참 매질을 많이도 했지."
같은 시간 제자도 잠자리에 들면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힘들었지만 선생님을 용서했어." 이것은 실화다.
< 후불제 민주주의/유시민/돌베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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