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운전을 하던 도중에
그만 차가 고속도로 위에서 엔진이 멎으며 서 버렸다.
시간은 11시가 다 된 시각.
주변은 칠흙같이 어둡고 지나가는 차들의 불빛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다.
옆 좌석에 앉아있던 내가 살살 핸들을 꺾어 갓 길 근처까지 겨우 올 수 있었다.
차 후방에 삼각대를 받쳐 두고 보험회사에서 연결해 준 레카차 기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어디인지를 묻는데 아무리 주변을 살펴도 짐작할 수가 없었는데, 마침 저 멀리 간판이 하나 보였다.
간판에 쓰인 글자를 이야기 하였더니, 위치를 대강 알겠다며 인터체인지에서 너무 멀어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차도와 갓길 사이에 어정쩡하게 서 버린 내 차로 인해 다른 차들이 서행을 하면서 길게 늘어서 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안전이 걱정 되기도 하여, 레카차 기다리는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
20분 정도는 족히 지났을까? 마침내 레카차가 나타났다.
당장 처치해서 차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하면서
지금 이 시각에 문을 연 카센타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 꽤 먼 거리를 가서 내려주었다.
카센타 직원이 살펴보더니 엔진을 교체해야 할 정도의 큰 고장이란다. 수리비는 120만원정도~~ 허걱!!!
당장 수리가 불가능하다면서 마티즈를 하나 내 주면서 일단 이차를 타고 집에 갔다가 이틀 후에 찾으러 오란다.
그래도 큰 사고 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였다.
그런 일이 있고 난 얼마 후
세탁기를 돌리는데 세탁기에서 요란하게 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났다.
이것도 망가진거야. 나원 참 나원~~
전화로 A/S 요청을 해서 기사가 왔는데 하는 말이,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으니 그냥 쓰다가 완전히 고장 나서 멈춰버리면 그때 새로 사는 것이 더 낫겠단다.
그러면서 혹시 지난 겨울에 세탁기가 추위에 얼었던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세탁기가 얼었던 경우에 생길 수 있는 고장이라는 것이었다.
끼기긱~~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마찰음 소리를 들으면서 사용 중이다. 지금도.
그러다 얼마 전 잘 보고 있던 TV 화면이 소리 없이 꺼져버렸다.
역시 다음날 A/S 기사가 왔는데 이거 수리하려면 75만원 든다고 하면서 수리하느니 새로 사는 게 낫다고 한다.
아니? 예전의 브라운관 TV는 10년 이상을 써도 멀쩡하게 잘 나왔는데 성능이 더 좋아지고 납작해지면서....
대신 수명이 짧아졌나?
과속범칙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지난 번 아들이 차를 몰다가 과속을 한 것이다.
오 마이갓!!
돈이 줄줄 새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은 또 물이 줄줄 새는 싱크대 아래를 열어 놓고 씨름 중이지만
식구들 몸이 고장 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으로 생각하며
설상가상이지만 유유자적 즐겁게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