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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그래도...

 

따돌림....폭력....욕설.....

치료를 받아야하는 폭탄같은 아이들....

브레이크가 없이 질주하는 아이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들이 잘못을 잘못인줄 모른다는 사실.

 

요즘 학교에선 우울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우리 반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없는게 요즘 아이들.

학교는 죽고 허물어진지  오래고
허물어진 곳에서 기왓장 하나들고 허탈하게 서 있는 기분이다.
무너진 학교에서 아이들은 거친 심성만 키워간다.
 
그 무너지는 느낌을, 잠수함의 토끼처럼 가장 먼저 느끼는 교사들.
 
그럼에도
지금은 소리를 낼 수 없을 만큼 위축되어 있다.
 
기분이 우울하던 차에
같이 근무 하다 전근 가신 선생님으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덕분에  우울함이 조금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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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건강은 괜찮으신지, 사모님은 많이 좋아지셨는지요?
가끔 선생님이 계신 학교 소식을 들으면 선생님 생각이 나곤 합니다.
인디에 글이라도 쓰시면 댓글을 달 텐데
요즈음은 글도 안쓰시니.... 제가 쪽지를 드리네요....^^

저는 올해 교과 전담으로 맘이 비교적 편하다보니
(괴로운 일들의 핵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상태니까)
밥먹은 게 다 살로 가서 살만 무럭무럭 찌네요.

요즘 작년 엄마들 만나면 저를 붙들고 하소연내지는 수다를 떨기도 하는데
올해 유달리 학교에 사건사고가 많은 것 같더군요.
가끔 *** 선생님으로 부터  ** 초등 학교 소식을 듣는답니다.

그러면서 5년만에 달라진 학교를 생각하니
(5년 전 처음 ** 초등학교에 왔을때는 6학년도 착했거든요. 얼마나 아이들과 재미나게 지냈는데)
화가 나요. 과연 이게 누구의 책임인가!
동네가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아이들은 왜 이렇게 달라졌나.
교사는 손발 다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욕먹는 거밖에 없구나.
이 화를 누구를 향해서 내야되는지, 속상하네요.

이럴 때는 제가 나이를 먹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19년차니까 이제 10년 정도만 더하면 되잖아요.
10년도 까마득한 숫자긴 하지만요.
혹시 선생님도 명퇴같은 걸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선생님은 오래 계셔 주세요.  
그래도 저와는 너무나 이질적인 초등남교사들 사이에서
선생님 같은 분은 저에게 큰 위로를 주셨거든요.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오래 계셔야 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함께 했던 옛 선생님들 만나서 수다 한번 떨고 싶네요.
선생님, 바쁜 학기말 잘 마감하시고
방학 때는 사모님과 자연 좋은 곳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오셔요.

생각나면 또 편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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