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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집

 -.목이 파인 티셔츠를 입은

  올케의 마른 빗장뼈가 슬몃 드러났다. 너무 말랐구나.

 

-.물기가 습습하게 밴 목소리였다.

 

-.찰기 없는 밥알처럼 푸슬푸슬한 웃음

 

-.가족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라틴어 파밀리아이며, 

  파밀리아는 한 사람에게 속한 노예 전체를 뜻한다는 걸.

   길중씨야말로 이 어원에 충실한 가장이었고, 윤기는 유일하게 반기를 든 노예였다.

 

-.바깥의 시간은 계절을 바꾸며 흐르고, 두 사람 사이의 시간은 고여 있었다.

 

-.너겁 같은 시간들

 

-.기억 속에 묻혀있던 짜장면이 불쑥 고개를 디민 것은 그때였다.

 

-.하늘에 구름 몇점이 햇솜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떠 있다.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몸담은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음도 신문지처럼 접혀 버렸다.

 

-.일상의 자잘한 기억들이 쌓여 이루는 익숙함, 사람들이 정이라고 일컫는.

 

<이혜경의 '길위의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