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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오키나와 13일차 (일몰) 창문을 열어보니 길에 비가 많이 내린 흔적이 있고 여전히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전부터 예고된 호텔 엘리베이터 점검하는 날이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 가장 높은 7층에 자리한 우린 7층에서부터 오르내려야 한다. 가능한 오르내릴 일을 만들지 말자고 이야기 했는데 비가 내리는 것이다. 종일 비가 온다면 종일 뒹굴거리며 게으름을 떨기로 했는데 11경 비가 개어 우린 우산과 도시락을 싸들고 계단을 내려가 바다로 나갔다. 엘리베이터 점검이 끝나는 오후 4시까지 바닷가에서 놀기로 했다. 점심도 먹고 앉아서 바다를 보며 노닥거리다가 일어났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바지가 젖어 있었던 것이다. 내 뒷모습을 보더니 킬킬 거리며 웃는다. 완전 오줌 싼 것 같다며 사진을 찍.. 더보기
멀어져 가는... 자주, 또는 이따금의 만남들이 코로나로 인해 꽤 오래 중단 되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고 다시 만남의 활기를 띠었지만, 그중엔 회생 불가 판정을 내려야 할 모임도 있더라. 자의반 타의반 못 만났어도, 해가 바뀌면 의례적인 새해 인사를 주고 받았었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아도, 낡고 끊어져 인사조차 부질없는 것이 된 것들도 있더라. 새롭게 이어지지 못하리라는 예감과 함께. 누군가에겐 아쉽지만 누군가에겐 하찮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부스러져 떨어져 나간 것이다 우연치않게 만나면 뻘쭘하게 인사는 나누게 될까. 만나고 헤어져 떠나가고 해가 뜨고 해가 지기를 반복하더니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고 또 다시 하얀 백지 한 장이 펼쳐졌다. 거스를 수 없이 추억의 책장이 한 장 넘어갔다. 해가 뜨고 지고를.. 더보기
해질랑 해뜰랑 저녁 식사를 하고 난 뒤 하늘을 보니 저녁 노을이.... 동해에서 보는 해질무렵 풍경 하늘도 붉게 물들고 경포호수도 그 빛을 받아 붉게 변했다. 그리고 다음날아침..... 어제 서편으로 작별을 고하고 부지런히 움직여 아침에 다시 동편으로 떠오른 태양 해안가에 일출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바다 멀리 하늘을 향해 서 있다. 뜨는 해의 힘찬 솟아오름에 기운을 받고.... 더보기
서로의 굴뚝 지키기 2019년 한 해는 극심한 갈등의 시기. 올 2020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더욱 그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만 같다. 상대방을 향해 막말과 욕설과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다보니 자신의 성은 더욱 공고해져갔다. 전에는 고개를 들면 상대방 성이 보였지만 성은 자꾸 놓아져서 굴뚝처럼 높이 높이 올라 갔고 좁은 굴뚝 안에서 자기들만 옳다고 떠들고 있는 형국이다. 성은 고개를 들고 내다보면 상대방의 성이 보이는 경우라면 굴뚝(대표적인 것이 유튜브)은 다른 굴뚝 속은 들여다보이지 않는 세계인 것이다. 우린 이제 저마다의 의견과 같은 동조자들을 굴뚝 같은 좁은 속에 모아놓고 우리 의견이 가장 합리적인 의견이라 착각을 하고 떠들면서 그들 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