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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

주말 풍경 아파트가 산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지라 등산객들로 붐빈다. 오늘은 주말이라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하는 팀들이 많다. ** 산악회....라는 플랭카드를 걸고 시산제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들 제사상에는 돼지머리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런데 몇몇 산악회에서는 돼지머리 대신 돼지 저금통을 놓고 있어 미소가 지어진다. 혐오스러운 돼지머리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돼지입이나 돼지코에 돈을 우겨 넣는 것보다 돼지 저금통에 넣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이크까지 동원하여 제법 경건하게 축문을 읽는 산악회도 있었다. 산 입구의 음식점은 대목을 맞아 주차장마다 만원이다. 주차자리를 찾지 못한 차들이 산속 이곳저곳에 주차한 꼴불견 차들도 눈에 띄었다. 산악회 이름 앞에는 대부분 '재경' 이라는.. 더보기
취향의 선택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 산을 오르지 않았다. 가더라도 한적한 길을 짧은 시간 다녀오는데, 오늘은 날이 우중충하고 비가 내린 뒤라서 사람들이 적으리라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산 입구부터 왁자지껄하다. 자리를 깔고 앉아 고스톱을 치며 박장대소하는 사람들도 있고, 돼지머리 등을 차려놓고 마이크까지 동원해서 시산제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왁자한 분위기 사이를 지나가려니 이방인처럼 낯설고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그들과 내가 결이 다르기 때문에, 활기넘친 그들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산 속까지 마이크와 여러 대의 차를 끌고 들어온 걸 제외하면 말이다. 나는 그저 저들과 달리 호젓한 나만의 산책을 좋아할 뿐. 그래서 날더러 전원 생활이 어울리지 않느냐며 서울을 떠난 삶을 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