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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재회 여행에서 돌아와서 콩국수를 먹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돈을 계산하는 게 너무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 하나 남지 않은 빈 그릇이 반짝 거렸다. 그릇이 내 대신 "아주 잘~ 먹었습니다.~~"하고 말하고 있었다. 저녁으로는 해장국집에 가서 황태 해장국을 먹었다. 모든 그릇들이 설거.. 더보기
비오는 아침 새벽....빗소리에 깼다. 빗소리가 조금 잠잠해지고 밖이 훤해져 밖으로 나섰다. 산으로 향하는 길엔 이른 시각에 비까지 오는지라 아무도 없다. 물 속에 가을이 잠겨 있고, 떨어지는 빗방울은 동심원을 그린다. 빨갛게....노랗게......나무들이 물들고 가을은 개구리도 물들이고........갈길 .. 더보기
비오는 날....어두운 기억 저편 비가 온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가 아주 어릴적, 몇 살 때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비가 몹시 내리던 어느 날. 천둥 번개 치는 소리와 아버지의 고함 소리에 잠에서 깨어 나가 보니 우리 집 마당 1/3가량이 감쪽같이 무너져 사라져 버린 것이다. 화단과 장독대 있던 곳이 담장과 함께 10여미터 아래로 산사태 나듯 쓸려내려갔다. 사라져 휑해진 화단과 장독대가 있던 곳으로는 길바닥이 내려다 보였다.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올려다보면서 '저걸 어째' 하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사람이 지나 다니는 행길에는 담근 지 며칠 되지 않은 간장 독이 산산이 부숴져 폭탄의 파편처럼 조각조각 나서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장독의 깨진 조각들 사이사이로는 메주덩이들이 뭉개진 채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