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포루투칼 - 신트라 6일 째

 새벽에 비가 엄청 쏟아졌다,

포루투칼 신트라 오늘 날씨 12~17 맑음.....하지만 믿기지 않음.


이태리 베네치아가 잠겼다는 보도가 나와 베네치아 여행하는 사람들이 남의 일같지 않게 걱정이 되었다.

 

오늘은 신트라 왕궁을 가기로 한 날이다.

페나성 입장료 14유로, 무어성 입장료 8유로, 신트라 왕궁 입장료 10유로 이니 합하면? 32유로인데

세 곳을 세트로 일인당 30.08유로에 입장하였다. 헤갈레이라는 별도로 8유로에 입장하였다.

 

집에서 신트라 왕궁을 가는 길은 우리가 거의 매 번 아침 산책을 하는 길이다.

아침에 걷는 길은 관광객도 별로 없고 차량도 뜸해 아침 산책길로선 최고였다.

산중턱에 걸려 구비구비 구부러진 길은 뱀이 산허리를 감고 있는 형상이다.

내가 걸어온 길이 잎 떨어진 나무 사이로 빤히 보이고 중간 중간 조각 작품들이 놓여 있다.

 그 작품들 사이에는 좌판을 벌려놓고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이 아침이면 장사 준비를 시작한다.

길 중간쯤엔 식물원도 자리를 잡고 있어 산책 길을 늘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10시가 지나면서 부터는 제법 사람들이 많아져서 호젓한 맛은 덜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무어성이 구름에 가려 보였다 가려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신트라 왕궁의 외관은 그리 특색 있거나 멋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소주 댓병 2개를 세워 놓은 것 같기도 하고 한증막의 굴뚝같은 커다란 두개의 하얀 탑이 밋밋하게 눈에 들어올 뿐이다.

 

왕궁에 들어서니 가방을 앞으로 매라고 한다.

처음 방엔 천장에 백조를 여러 마리 그려넣은 방이 나왔다.

백조들은 금색 목도리같은 것을 두르고 있었다.

 또 다른 방에는 천정에 잔뜩 까치를 그려넣은 방인데 왕이 밀회를 즐기다가 들통이 난 방이라고 하였다.

벽에는 그림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다른 가구나 집기들에 치이는 듯하거나 그림을 관람하기 좋은 눈높이에 있지도 않아서

따로 그림만 전시하는 방을 만들어 놓는 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따금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궁궐 안 전시물 못지않게 멋지게 보였다.

저게 영화배우 조니뎁 의 별장이야 한 회색 궁전같은 건물을 가리키면 말했다.

가장 큰 홀의 천정에는 사슴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벽면에는 푸른 타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사냥하는 모습이나 일상의 왕족들의 생활 모습들이 그려 있었다.

차이나 룸이란 방에는 중국에서 기증한 탑이 전시되어 있었고 아랍의 방도 있고 작은 성당도 꾸며져 있었다.

왕의 침실 주변을 꾸민 정교한 장식들을 화면에서 터치해서 자세한 모양을 볼 수 있게 해 놓은 곳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겉으로 보았던 하얀 굴뚝 아래쪽인 주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리기구와 지금의 전자 렌지 구실을 했던 게 한쪽벽면에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커다란 쇠꼬챙이는 고기를 꿰어서 굽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밖으로 나와 커피를 마시려고 프리퀴타 카페를 찾아갔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

실망해서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런데 조금 위로 올라가니 프리퀴타2라고 적힌 카페가 있어 들어가니 같은 집이라고 하였다.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를 먹었는데 같은 맛이었다.

 

우리 옆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저 여자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캐리앤 모스 같지 않아?

저렇게 생긴 여자가 참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쳐다보니 비슷해 보였다.

밖으로 나와 이골목 저골목 돌아다니다가 우리와 동선이 겹쳐 자주 보다보니 사진도 찍히게 되었다.

그여자 카메라에 나도 들어갔을 것이다. 사진을 찍다가 그 여자를 또 만나게 되었다.

사진을 찍다보면 본의 아니게 건너편 사람도 찍게 되는데

서로서로 찍다가 웃으면서 서로 엄지를 들어올려 당신이 들어가서 더 멋진 사진이 되었다는 의미를 표현해 주면 서로 웃으며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나만 카메라를 들고 있을 경우에는 신경이 쓰이고 눈을 찌푸리며 지나가기도 하였다.

 

상가에 들어가 물건도 보다가 성당에 들어갔다.

 번잡한 곳에 있다가 조용한, 또 다른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다.

많이도 걸었고 하늘은 또 다시 비를 뿌리려고 구름을 잔뜩 모았놓고 있어서

더 걷다간 빨리 안들어간다고 비를 내려보낼 것 같아 들어왔다.

 

아침을 거하게 먹고 중간에 에그타르트까지 먹어서 점심을 늦게 먹기로 하고 잠시 쉬다가 안 가던 길로 신트라 탐방을 하였다.

갈래길이 나타나면 왼쪽? 오른쪽? 즉석에서 맘에 드는 길을 보고 결정하였다.

이가게 저 가게 기웃기웃 구경하다가 벤치에 앉아 쉬면서 그동안 우리가 다닌 무어성, 헤갈레이라, 페나성, 신트라왕궁등을 찾아보았다.

 오전에 다녀온 신트라궁과 산 위의 무어성을 보니 구름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모처럼 우산을 펴지 않은 날이다.

길을 가다가 한 전시관을 보았는데 전시관에 나는 들어가자고 하고, 실내는 들어가기 싫다고 해서 그러면 내일 들어가기로 했다.

 

매일 산책하던 이길을 이렇게 해가 나는 날 보는게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졌다.

물건을 펼쳐놓고 팔던 상인들도 서서히 물건을 거두어 철시하는 분들이 많았다.

돌아와서 엊그제 산 밀가루 포장지에

self rising flour 라고 적혀 있어 검색을 해보니 소다 소금 인산염등이 포함되어 팽창을 강화시킨 밀가루라고 하였다.

수제비를 만들어 먹을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반죽을 끓는 물에 떼어 넣으니

약간 부풀어 올랐을 뿐 맛은 좋아서 한냄비를 둘이 다 먹었다. 늦은 점심겸 저녁이 되었다.



<포루투칼을 다니면서 멋지다고 생각한 것중 하나인 바닥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