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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스페인 - 바르셀로나 둘째날

 오늘 스페인 날씨는 13~21도 분포를 보이고 있고, 맑음이다.(바르셀로나 날씨 13~21도 분포 맑음)

다른 일행 4명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였다.

시위로 인한 불안감이 웃고 이야기 하느라 지워졌다. 마음 속엔 역시 한가지 기분 상태만이 존재하는것 같다.

 

공부하다가 8개월 만에 부산 집으로 돌아간다는 여학생 두 명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러 모스크바로 간다고 하였다.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서 부산으로 갈 계획이란다. 이 두 명의 여대생과 어제 막 도착했다는 중년 부부와 함께 아침 식사 멤버가 되었다.

 

4명이 함께 화장실을 사용 하다보니 화장실이 붐빈다.

하지만 막상 다른 여행객이 빠져나고 나니 썰렁한 기운이 감돈다.

불편함만이 있었던게 아니었다.

 

후안 미로 미술관을 올라가는 후니쿨라를 탄다는 것이 그만 전철을 탔다.

게다가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리는 바람에 반대쪽으로 가서 다시 타고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다른때 같았으면 짜증이 많이도 났을텐데 이젠 그런 실수로 인한 헛걸음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더구나 기운이 쌩쌩한 아침이 아닌가.

 

전에왔을때 시간이 늦어 입구만 보았던 후안미로 미술관.

만족스러웠고, 나도 붓을 잡고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아마도 어린 아이의 낙서와 같은 단순한 선과 색과 면으로 이루어진 그림들이어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모래사장에서 막대로 간단한 선과 원을 그려넣고 있는 순수한 그의 모습에서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예술적 감수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어제 피카소 미술관도 오늘처럼 쌩쌩했을때 들어갔으면 더 오래 감상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다시 들었다.

미술관을 나와 몬주익 성을 올라간다고 버스를 탔는데 반대쪽으로 가고 있었다. 오르막 길이어서 무작정 탔던 것이다.

다시 내려서 반대편 버스 정거장에 서 기다리려니 온다는 시간이 계속 지체, 지연된다는 정보가 휴대폰에 떴다.

아마도 시위로 인해서 그런 것 같았다.

 

한참 만에 온 버스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오늘은 이래저래 길에서 많이 시간을 보낸 날이다.

몬주익 성에서 바르셀로나를 내려다보고 내려오는 버스도 역시 마찬가지로 예정 시간을 넘겨서 도착하였다.

복숭아와 토마토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복숭아를 먹고 샤워를 하고 쉬었다.

 

잠시 쉬다가 밖으로 나가자니까 오늘 시위가 있다고 하니 가지 말자고 하는 걸 답답하다고 나가자고 해서 나갔다.

버스를 타고 해안가로 가려고 기다리는데 경찰들이 네거리에서 우리가 가려던 방향으로 차를 못가게 하고

전부 좌회전을 하라고 지시봉을 흔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가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근처를 잠시 산책삼아 돌고 있는데 와~~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까탈루냐기를 들거나 등에 걸친 수많은 젊은이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시위대를 향해 시위가 못마땅한지 한사람이 시위대를 향해 물을 뿌렸다.

우루루 시위대가 몰려들었고 아무래도 들어가는게 좋겠다며 내 팔을 잡아 끈다.

 

내가 자꾸 시위 현장쪽으로 가려는 기미가 보이자

겁은 많으면서 웬 호기심은 그리 많으냐고 핀잔을 주며 잡아 끌어 가까이 가기를 포기하였다.

잠시 시위대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다가 들어왔다.

요란스런 경찰차의 싸이렌 소리와 헬리콥터 소리, 시위대의 함성이 여행객인 우리에게는 불안하게 들려왔다.

며칠후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바르셀로나를 떠날 수 있으려나....하는 불안감이.....일었다.

 

이번 여행이

가장 걸리는 것 없이 해외 여행을 나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오고나니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행이란 어떤 예기치 못한 일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예기치 못한 일에 대한 나의 반응을 살펴보며 나를 더 깊게 알아가는 계기도 되는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돌아와 누워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조금 기운이 나니 나가고 싶고 갑갑했다.

우리 나가자...어딜 또나가? 시큰둥하게 대답을 한다.

우리가 나가려고 신을 갈아신자. 눈이 똥그래진 에두가 이시간에 나가시려구요? 하고 묻는다.

에두는 새로운 손님과 이야기하는 중이어서 우린 간단히 인사하고 나와서 바닷가로 가는 버스를 탔다.

 

밤바다에 도착하니 갑갑했던 것들이 풀어져서 시원해졌다.

바닷가에선 공놀이를 하는 사람,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 춥지 않은지 막 바다에서 나온 사람, 술 한병들고 마시는 사람,

배구를 하는 사람들, 모래 작품을 만든 앞에 돈 상자를 놓고 있는 사람, 그렇게 다들 자신들의 방식으로 바닷가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위의 느낌이나 흔적은 전혀 없었다. 옆에서 난 이렇게 양쪽으로 탁 트인 바다가 너무 좋아.

내가 동해바다 를 이따금씩 가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겠어?

 

돌아오는 길에 저녁으로 피자집에서 피자를 먹었다. 야채가 토핑으로 얹혀져 있는 피자를 골랐다.

보기엔 별로 크게 보이지 않았는데 내 몫의 한조각을 먹자니 다소 배가 불렀지만 바삭하게 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