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어느 것이나 화려한 날은 있게 마련이다.
세월이 지나면 나이들고 그에 따라 화려함과는 점점 멀어진다.
한창 좋았던 튤립도 한 순간이고 한 잎 두 잎 꽃잎이 떨어지고 일그러진다.
허무하기 이를데 없다.
같은 튤립도 색깔에 따라 그 전성기가 달라
붉은 튤립은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분홍 튤립은 아직 화려함을 잃지 않았다.
구근에 영양이 많이 가서 내년에도 꽃을 피우라고 잎이 진 꽃대를 잘라주었다.
나이들어서도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지킨다는 것은 참 힘드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기 마련이고
전성기가 지난 자신의 모습조차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현실적인 허무주의자.
난
도데체
언제 어른이 될까?
장마철이 지나면 구근을 캐어서 말려 초겨울에 심어야하지만 난 그런 수고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
별달리 거름을 준 것도 아니고, 그래도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해마다 기특하게도 싹을 틔우고 꽃을 맺는 걸보면
그나마 이렇게 꽃이 지면 열심히 꽃대를 잘라준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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