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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16일째 기록 - 찰튼햄 가기

두통이 좀 있단다.

너무 무리했었나?

우리 둘 다 이젠 나이를 생각할 때란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오래 걸으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으려나......

 

지난번 런던에서 만났던 패키지 여행 중인 지인들은 우리가 이곳 시골 마을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

런던을 떠나 파리와 스위스를 거쳐 벌써 마지막인 이태리에 와 있다면서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빠르다 빨라~~그 사이에 몇 나라를 간 거야?

 

오늘은 항상 궁금했던

이곳 싸이렌세스터에 사는 나이지긋한 분들이 아침이면 줄을 서서 타는 51번 버스를 타 보기로 했다.

그 분들은 어디를 가는 걸까? 그렇다고 물어볼 수도 없다.

영국 사람들이 조금 낯선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여는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책을 통해 읽었던 이유도 있다.

 

51번 버스를 타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루루~~내리는 곳에서 우리도 내렸다.

우리보다 앞 서 내린 세 아이 엄마는 제일 어린 아이를 안고 다른 두 아이를 걸려서 내렸다.

그런데 유모차를 펴다가 그만 자신의 배낭으로 둘째 아이 머리를 툭~~쳤다.

아이가 앙~~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는 항상 천사의 구실만 해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내린 곳은 찰튼햄이라는, 싸이렌세스터보다 훨씬 큰 도시였다.

싸이렌세스터에서 찰튼햄에 오시는 노인들은

싸이렌세스터보다 훨씬 크고 다양한 문화,의료시설이 갖추어진 찰튼햄에 여러 가지 볼 일, 이를테면,

병원, 장보기, 머리 손질하기, 등등을 하기 위해 오는 것 같았다.

거리 구경을 하다가, 전시회를 구경하다가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도 구경하다가

딸의 옷을 산다고 한 옷가게에 들어갔다.

진짜 딸의 옷은 마땅한 게 없어서 못 사고 가짜 딸(성당 대녀)의 옷만 사가지고 돌아왔다.

 

귀가 길에 점심으로 먹을거리를 샀다.

5파운드짜리 튀김 세 팩을 샀다. 가격은 15파운드인데 10파운드에 준단다.

싸다고 샀다. 돌아와서 먹어보니 영~~맛이 이상했다.

튀김 기름이 오래된 느낌이 들었다. 먹다가 반 이상을 버렸다.

점심을 먹고 잠시 낮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니 너무 길게 자는 바람에 5시가 넘어 버렸다.

싸이렌 세스터에서 마지막 날인데 한번 더 들르려고 했던 중고물품 가게에 가지 못했다.

5시 넘으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갔지만 역시 문은 닫혀 있었다.

지난 번에 네오 인형을 하나 샀는데 자는 바람에 살까말까 망설였던 야드로 인형을 못사서 아쉽단다. .

 

얼마나 야드로와 네오가 다른 인형들과 차원이 다르고 품위와 섬세함을 갖고 있는 인형인지 설명을 하는데

하도 여러 번 이야기를 해서 나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게 되었다.

인형이 가지고 있는 것이 꽃인지 동물인지에 따라 가격도 다르단다.

어른 주먹 만 한 것의 가격이 수 십 만원 어떤 것은 수 백 만원이나 한단다.

그런데 이런 시골 세컨샵에선 몇 만 원에 산다는 건 완전 횡재하는 건데....

하는 수없이 런던에서 벼룩시장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내일 런던으로 떠날 짐을 미리 싸두고 동네를 산책했다.

오늘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공연하는 날이라 동네 주민들이 공연 장소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우리가 포스터를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니 한 품위 있고 교양 있게 생긴 회색머리의 아주머니가 프로페셔널하니까 보라고 권한다.

우리는 뮤지컬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보지 않았다.

아마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니? 그걸 안 보다니.....’하고 어이없어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화 교양인의 코스프레(?)는 미술관, 박물관 관람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츠월드의 작은 마을 싸이렌세스터에서 마지막 날이다.

 

 

야드로와 네오 인형들......싸이렌세스터 세컨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