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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12일째 기록 - 타워브릿지

일요일 아침은 기숙사 식당이 30분 늦게 시작한다. 730분 아침을 먹고

하이드 파크 공원을 산책하다가 버스를 타고 내셔널 갤러리에 갔다.

익숙한 그림들을 만나면 반갑다.

우리 집에 조각 퍼즐로 맞추어서 한동안 벽을 장식했던 터너의 그림.....내가 보았던 책의 표지 그림,

 

피카디리 써커스에는 우리나라 삼성, 현대, LG 삼사의 광고판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세계 어디를 가든, 우리나라 기업광고를 볼 수 있으려면 더욱 성장이 뒷받침 되어야 하겠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는 지표상으로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버스를 타고 런던탑으로 가서 타워 브릿지를 건너려고 가는데 사람들이 평소와 달리 강가에 많이 모여 있다.

전부 카메라들을 들고 있는 것이? 타워 브릿지가 열리는 순간을 찍으려는 것이었다.

오호라~~ 나도 다리가 들려올려지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타워 브릿지를 건너면서 갈라지는 지점에서 우린 발을 서로대고 사진을 찍었다.

조금 전에 여기가 갈라지는 곳이었는데~~

 

다리를 건너 템즈강의 남쪽을 걸어가노라니

여러 동물 인형을 쓴 무리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하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건드리며 놀래키고 있었다.

내 가방도 슬쩍 당기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 돌아보니 완전 늑대로 분장한 사람이었다.

 

잠시 뒤에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가 길래 돌아보니 삼바무용수같은 무용수들이었다.

어디서 공연을 하고 난 후인지, 탬즈 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은 후 잠시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니 흔쾌히 응해주었다.

집사람이 날더러 사진 찍어줄까? 했지만 난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금 사진을 보고나서는 거절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상가에 들러

모째렐라 치즈, 토마토, 복숭아를 사 가지고 와서 이른 저녁 후 후식으로 먹었다.

내일은 런던을 떠나  코츠월드의 사이렌 세스터(Ciren cester)라는 시골 마을로 가는 날이다.

 

내일 시골 마을로 갈 시외버스 터미널인 빅토리아 코치 역 (victoria coach station) 이 어디 있는지 답사 차 다녀 오기로 했다.

잘못하면 캐리어를 끌고 파리 북역 찾을 때처럼 이리저리 헤매지 않으려면 알아둘 겸 다녀오는게 나을 것 같았다.

도착해보니 우리가 내린 곳은 기차 터미널이었고, 버스터미널은 별로 평탄하지도 않고 구불구불한 길을 100m 정도 더 가야했다.

답사를 하지 않았다면 캐리어를 끌고 헤맬 뻔하였다.

내일은 고생을 덜 하겠지만, 덕분에 오늘은 피곤하다.

 

이제 다 끝났다 쉬자하고 늘어지고 싶었는데, 아차 쌀을 산다는 걸 깜빡했다.

시골 마을에는 큰 상가가 없을 테고, 당연히 쌀을 파는 곳도 없을지 모르니 쌀을 미리 사 가지고 가자고 진작부터 이야기를 했었다.

상가에 갔더니 우리가 익히 보아 두었던 쌀을 파는 곳은 이미 가게 문을 닫았다.

다른 곳에 찾아갔더니 쌀 포장이 속을 들여다 볼 수가 없게 되어 있어서 어떤 쌀인지 모르겠다.

잘못 샀다가는 풀기 없이 푸슬푸슬해서 도저히 먹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살까 하다가 사지 않기로 했다. 몇 군데 더 둘러보다가 없어서 밀가루를 쌀대신 사가지고 왔다.

미리 쌀을 사두지 않은 게 후회가 되었다.

최악의 경우 시골 마을에서 5일 동안 빵을 사 먹던가. 아니면 밀가루로 수제비를 해 먹기로 하였다.

 

캐리어 정리를 하고 짐을 미리 싸 놓고 나니 피곤해서 옷도 안 갈아입고 그냥 누웠다.

그러다가 아차 ~~ 수제비 끓이려면 국물을 낼 멸치가 있어야 할 텐데~~ㅠㅠ 에라 모르겠다.

우리가 적어놓고도 안 챙긴 것 중에 하나가 멸치였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고 쓰러져서 잤다.

싸이렌 세스터라는 곳이 환상적인 모습이길 바라면서.......

 

 

템즈 강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