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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11일째 기록

지인 부부 두쌍이 패키지 유럽여행으로 런던을 왔다.

첫 기착지가 런던이라 어제밤 늦게 호텔에 왔다고 해서 아침 일찍 호텔을 검색해서 호텔을 찾아갔다.

처음 패키지여행 계획에 예정되어 있던 호텔은 런던 중심가 대영박물관 근처라서 가깝기도하고

대영박물관 관람을 할 때 만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호텔이 바뀐 것이다. 런던 외곽으로......

지하철을 탔는데 교통카드인 오이스터카드 사용 가능 구역 밖이라 나중에 요금을 더 지불해야 했다.

 

아침 일찍 우리가 호텔에 나타났더니 이 머나먼 런던에서 만나다니~~~!!! 반가움에 환호작약이다.

더구나 만나기로 약속은 했지만 전화도 없이 찾아갔으니 말이다.

우린 가이드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침 식사값을 지불하고 호텔 아침 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마치고 얼마되지 않아 출발을 해야해서 그 짧은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들으면서 얘기하고, 물으면서 대답하고...그래도 오래 알고 지낸 사이들이라 다 소통 가능했다.

패키지 여행이라 호텔에서 하루 묵고는 또 짐을 싸고 캐리어를 끌고 나가야하는 것이다.

갑자기 언짢은 기색으로 가이드가 버스에 탄 어떤 두 사람을 내리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버스를 잘못 탄 사람들이었다.

패키지 두 팀이 호텔에 묵다 보니 첫날이라 헷갈린 것이다.

 

스톤헨지에서 산 기념품을 건네고 아쉽지만 우린 빠이빠이하고 주말 벼룩시장으로 향했다.

 

런던의 유명한 벼룩시장인 포토벨로 마켓....

영화 노팅힐에도 나오고 죠지 오웰이 살았던 집도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오늘따라 사람도 많은데다가 날도 더웠다.

더 구경하고 싶은 마음과 이 인파 속을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다가

점점 더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 쪽으로 기울었다.

우린 다음 주에 다시 한번 오기로 하고 인파를 헤집고 나왔다.

 

화장실도 가고 싶고, 쉬고도 싶고, 시원한 음료도 먹고 싶었다.

근처 카페에서 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다 해결하고나서  켄싱턴 공원으로 와서 한참을 누워 쉬었다.

공원 잔디밭엔 우리처럼 이리뒹굴저리뒹굴, 여기저기 눕고 앉고 엎드려 쉬는 사람들이 널려 있었다.

 

그러다가 기숙사로 가기 위해 일어섰는데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돌아보니 아 글쎄~~그 소리는??

아침에 헤어졌던 패키지 여행 팀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이렇게도 다시 만나는구나....ㅎㅎ

우린 세쌍의 부부 6명이 다시 만난 기념으로 셀카를 찍었다.

만날 사람들은 만나게 되어 있는 법이다.

셀카를 찍자마자 시간이 다 되었다면서 또 빠이빠이하고 길가에 서 있는 버스로 뛰어간다.

 

기숙사에 돌아오니 김치 냄새가 나는 듯하다.

여기 기숙사 다 맘에 드는데 한가지 미비한 것은 냉장고가 없다는 것이다.

그 바람에 김치가 시어버렸다.

기숙사 상가에 가서 참치 통조림 하나를 사서 김치찌개를 끓였다. 먹을만 했다. ㅎㅎ

 

먹고 쉬다가 헤롯백화점을 가 보자고 한다.

내가 백화점 구경하는 걸 싫어해서 파리에서도 못 갔다면서 투덜거린다.

그러면서 헤롯백화점엔 다이애너 추모비가 있다는 정보도 일러주었다.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안 간다고 할까봐 미끼를 던진 것이다.

다이애너비라는 말에......난 미끼를 덥석 물었다.

 

헤롯백화점에 다이애너 비의 추모비가 있는 이유는

헤롯백화점 주인 아들이 도디인데 바로 도디가 다이애너비와 함께 있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다.

찰스 왕세자와 헤어지고 새로 생긴 애인이 바로 이사람이다.

그래서 두사람을 추모하는 추모상이 헤롯백화점에 있게 된 것이란다.

지금 헤롯백화점 주인이 바뀌어서 혹시 없어지지 않았을까? 염려되었지만

그대로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이애너비와 도디가 정답게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하이드 파크 공원에 들렀다.

번잡한 곳에 있다가 넓디 넓은 공원에 들어서자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공원 너머로 서편 하늘이 붉으레하다. 하루 해가 저물고 있었다.

 

헤롯백화점의 다이애너비와 도디의 추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