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핥듯이 내려다보던 시선을 그대로 옮겨서
그들은 똑같은 눈초리로 우리 가족을 살폈다.
-아버지가 피워올리던 숱한 담배연기들을 모았더라면
지금쯤 이 산동네를 안개처럼 싸 안아 감출수도 있으리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내들은
대낮에도 러닝셔츠 바람으로 골목을 어슬렁거렸고 무위를 죽이기 위해서일 싸움들이 벌어지곤했다.
그만그만한 크기의 방구석에 누워 천장의 치졸한 꽃무늬나 헤아리기엔 노동으로 단련된 근육의 발달이 지나쳤다.
- 대문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러 아버지의 취기는 걷잡을 수 없어졌다.
체중을 실은 아버지는 의식의 끈도 놓아버렸다. 나는 비틀거렸다.
몸무게보다는 의식을 뭉갠 독약과 같은 술기운의 무게 때문에...
<우리들의 떨켜/이혜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