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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참 많은 날들이 갔다.

마른 연줄기들이

물 속에 얼굴을 쳐박고 있다.

연못엔 살짝 살얼음까지 얼어있는 가을 아침 .

 

커다란 연꽃들은 이미 사그러든지 오래고

연밥도 그 쓰임새가 많다하니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화려한 시절이 이미 가고

쓸쓸한 시절이 도래하였나니

 

꽃시절엔 김수희의 남행열차가 어울렸다면

지금은 조관우의 남행열차가 어울리는 시기.

 

부상당한 패잔병들의 무리처럼 보여지기도하고

동일반복으로 그려낸 박서보의 묘법시리즈의 선 같기도하다.

 

그래도

새 한마리 날아와 앉아있는 걸보면

아직도 무엇이 남아 있는 듯하다.

 

참 많은 날들이 갔다.

 

 

 

봉선사 앞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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