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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

누군가 그랬다. 삶이란

끄덕끄덕 졸다가 퍼뜩 깨어나서는 다시 끄덕끄덕 조는 것이라고.

아마 어제같은 오랫만의 학교 친구들의 만남이 일상에 찌들어진 속에서 퍼뜩깨는 순간이 아닐까?

다들 오래 전 학창 시절로 돌아가 있었고 그 사이의 시간은 무너져 내렸다. 

왁자한 2부 행사만 아니었다면 오래 더 이야기 했을텐데...

 

**아~~ 날보고 밥 많이 먹으라고 내가 우리 집에서 밥 제일 잘 먹는데 아무튼 그말이 고맙다.

**아~~아니 여기 다녀갔으면 댓글로 흔적을 남겨야 할거 아니야.

**야~~그 오래전 학군단 훈련때 침상 3열에 정열해서 바짝 얼어붙어서 나와 마주보던 그때. 그때를 기억하니..^^

**아~~내가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구만. 너무 가까이서 봐서 말이야. 30cm는 너무 가까웠지...50cm만 떨어져서 봤어도 알아보았을텐데...

           뭐 그런 일로 섭섭해 하지 않겠지??

**야~~우리와 같은 길을 가는 딸을 두어서 좋은 점 많겠지? 힘도 들겠지만 여러가지로 조언을 해줄 수 있어서 말이야.

**아~~오래전 정릉에서 한번 본적이 있는데 악수하는 손에 여전히 힘이 넘치고 눈에 빛이 나더구먼...

**야~~그 입담 여전하구만.

**아~~승진 축하하고 그런데 우리 형님하고 같이 근무하네? ^^ 정년 얼마남지 않으셨으니 잘 모시셔.....

          

 

잠깐 동안의 만남이 있은 후 저녁을 먹고는 2부 행사가 시작되었는데

왜 난 그런 분위기가 싫을까?

성능좋은 앰프에서 나는 엄청난 크기의 소리와 약간의 색깔있는 농담으로 애써 분위기 띄우려는 그런 시간.

어떤 30대 시인은 나이 30이 되어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면서 만세! 만세!! 를 불렀는데

그 보다 훨씬 오래 산 나는 그 세월 동안 왜 철판하나 못 깔고 그런 분위기를 어색해 하는가 말이다.

 

내 욕심엔 그저 두런두런 이야기나 했으면 했는데

쿵쾅거리는 음악은 대화조차 방해를 한다......

준비한 친구들은 고생을 해서 준비한 시간인데 한 몫 거들지도 않고 불평을 한다. 

se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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