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6 썸네일형 리스트형 함께 누릴 존재에 대한 갈망 - 나는 또 가끔씩 우리를 도회로만 떠돌게 한 어머니의 피해망상에 대해서도 의심이가. 어머니는 언제나 연좌제와 경찰을 들먹였지만, 어쩌면 어머니가 더 무서워한 것은 바로 이 오늘과 같은 형태의 살이였는지도 몰라. 그때 그대로 여기 눌러앉았으면 나는 틀림없이 국민학교 졸업을 최종 학력으로 하는 농군으로 자라고 어머니도 별수 없는 농촌 아낙으로 늙어 가야 했겠지. 언덕 위 천석꾼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으로 가마를 타고 시집온 만석꾼의 딸로서는 그게 남 안 보는 도회에서 동냥질하는 것보다 더 겁났을지도 몰라. - 한 집안이 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헌번 망한 집안이 다시 일어선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지.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치러야 할 것이 있어. 대를 이어 누려 온 기쁨과 안락만큼의 땀과 눈물, 그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