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아스터 썸네일형 리스트형 피난 가지 않고 뭐하는 거니? 대부분의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삭아 그 잔해마저 날아가버려 흔적을 별로 남기지 않지만, 어떤 강한 충격을 받은 일들은 또렷하게 각인되어 언제고 불러내면 고스란히 당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하여 다시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거나 가슴뛰게 만든다. 어느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버지가 누워계시던 요와 이불을 끌어 안으신 채 현관 앞에 앉아 계셨다. 막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를 올려다보시며 "너 피난가지 않고 여태 뭐하는 거냐?" 하셨다. 순간. 심장이 쿵~~내려앉는 느낌. 긴가민가 하던 치매임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내게는 아주 강한 분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아주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딱 한 번 약한 모습을 보이곤 이게 두 번째였다. 처음 아버지가 보이신 약한 모습은 아버지의 울음이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