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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엄마는 엄마 없는 엄마가 되었다 -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일단 씻어야 했고 깨끗한 옷을 입어야 했고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말을 듣게 될까, 마음의 무장을 해야 하는 것이 싫었다. 가만히 있는 나에게 날카로운 무언가가 다가와 바뀌어야 해, 여기서 벗어나 좀 다른 모양으로 변화해야 해, 하고 말하는 듯했으니까. - 10월에 엄마는 엄마 없는 엄마가 되었다. - 적어도 내게 친지란, 조부모란, 고향이란 실감보다는 개념에 가까웠다. - 할머니와 가까웠든 가깝지 못했든 할머니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찾아든 할머니의 부재, 그 공평한 부재 속에서 비로소 '나의 할머니'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모두 다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말, 그 말을 곱씹는 데서 시작해, 조금씩 그러나 오래오래. - 그날의 미안함, 그날의 부끄러움에 대해.. 더보기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이상 문학상 수상 거부에 앞장 선 것이 기억에 남아 강한 이미지가 느껴졌던 작가 김금희.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보니 외모는 물론 내면도 여린듯 여겨졌다. 매년 나온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초창기에 매년 구입했던 책이고 다른 수상집보다 상업적 성공도 거두어서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매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곤 했었고, 영화화된 작품도 많았었는데 작년에 수상거부 파동으로 치명타를 입게 되었다. 그리고 창작의 고통 속에 나온 시인이나 소설가들의 소중한 창작물들이 출판사들에 의해 값어치가 평가절하되어 문학상 거부사태나 소송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인기있는 대중가요 작사가가 연봉이 일억이 넘는다는 이야기와 비교되니 더욱 소설가들의 고통의 값어치가 너무 헐값으로 매겨지는 것 같다. 출판사측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