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와서 처음 화단을 일굴 땐
허전하고 빈 구석이 많아서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구해다가 심었다.
벌개미취(고려쑥부쟁이)도 그 중 하나.
그러고 3년 후부터는
다른 것들을 심으려고 많이 번성한 벌개미취를 캐낸 적이 꽤 여러번 있다.
다 캐낸 것 같아도 땅 속 어느 구석에선가 뿌리가 일부 살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꽃을 피운다.
끈질기게 뿌리를 뻗는 녀석을 얼마나 미워했었던지.
그럼에도 올해는 더욱 번성하다.
하지만 달리 생각 해보면, 지금 이 곳이 바로 벌개미취,
그에게 알맞은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는 벌개미취에게 내 주려고한다.
내 속에 있는 내 마음조차 내 맘대로 안되는데
내 바깥에 있는 것들을 내 맘대로 하려고 했던 이 어리석은 행동이여~~
아무튼
그렇게 결정하고 나니 미웠던 벌개미취 꽃이 더 이쁘게 보인다.
자연이 준 선물이란 생각.
사람은 물론이요. 꽃들도 그리고........
모든 사물조차도 내가 어떤 생각과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
상상 속의 사람이 아니라, 매일 보는 사람이 가장 귀한 사람이다.
또한, 흔한 것이라고 결코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이 보석이요,선물이다.
이제야 새삼 깨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