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교토 여행중 짧은 생각

일본 교토 여행 중.....

 

낯선 곳을 여행하게 되면 가끔 시행 착오를 겪는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이 나라에선 전철이 색깔에 따라 서지 않는 곳도 있다는 걸 어찌 알았겠는가?

 

어제 나갔다가 비가 올 것 같아 우산을 샀다. 그런데 비가 오지 않아 짐이 되었다.

오늘은 우산을 두고 그냥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호텔엔 우산 2개 놀고 있는데~~

모든 일이 내 뜻 대로 되는게 아니다.

 

한여름에도 붕어빵을 파는데 성업중이다.1500원이나 한다. 붕어빵을 먹고 조금 더 걸었다. 오늘 8시간 남짓 걸었나보다. 그럼에도 버려지지 않는 삶의 찌꺼기가 남아 있다.

 

밤이 되면 이성 보다 감성이 지배하기 마련인가보다. 여행자에겐 더더욱...

 

호텔 안에 성당이 있다. 냉담에 대해... 이기심에 대해.... 젊음의 매력은 사라졌는데 아직 남아 있는 욕망에 대해...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일일텐데....나의 취약점이기도 하다.

그래도 김치없이 5일째 버티고 있다.

 

일부러 약속하고 만나기도 힘든데.... 지인을 일본에서 우연히 만났다. 함께 점심을 먹었다.

 

단 둘만의 배낭 여행은 우리가 얼마나 같고, 또 얼마나 다른지 일깨워주고,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의

간극을 메워주기도 한다.

 

밤이다.  낯선 도시가 주는 익명성에 누군가로부터 공범 제의가 오면 응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범죄의 재구성 탄생.

 

카톡소리 까까독 거리고 술 먹다 전화하는 게 분명한 김선배는 똑같은 소릴 되묻는다.

일본? 언제와?  누군가 날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뻐할 일이다.사람이 없어 독탕.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 폭염 속에 힘들어 찾기를 포기하려는 순간 나타났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그에 반해 나는 얼마나 염치가 없는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처음의 달뜬 기분도 차분해지고 둘 사이엔 침묵의 시간도 찾아온다.

프랑스인들은 이런 순간을 천사가 지나가는 순간이라고 한다던가? 아마도 침묵이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사이가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이샤를 찍으려고 우루루~~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몰려다닌다. 나도 합류하였다.

그러나 정작 완벽한 사진을 찍은것은 촐삭거린 내가 아니다.

소가 뒷걸음질치다가 쥐를 잡는다더니~~

 

거리에서 길을 묻는다. 그는 한국어를 모르고 나는 일어를 모른다. 서로 간 짧은 영어로

어렵사리 의사소통이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이란...

 

내가 좋아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도하는 해질무렵... 기억은 시간이 지나 낡아져가지만, 어떤 잊고 싶은 기억은

방부처리된 채 그대로 남아, 스스로의 부력으로 떠 오르기도 하는 시간.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의 시골 마을 바이버리  (0) 2014.01.29
교토에서 마주친 게이샤들  (0) 2013.08.12
교토 여행중 짧은 생각2  (0) 2013.08.10
카나다-로키산맥  (0) 2007.06.26
체코에서  (0) 200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