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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5일차(나하에서 자탄으로)

 

 오늘은 첫 도시인 나하를 떠나 자탄이라는 도시로 떠나는 날이다.

그런데 이동하는 날 비가 내린다. 주룩주룩....하지만 우리가 체크아웃할 무렵은

흐림으로 예보하고 있었다. 비 오는데 우산과 함께 캐리어를 끌고가는 상황을 맞는것은 짜증나는 일이다. 

다행히 우리가 떠날 무렵 예보대로 비가 그치고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가려는 길에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을 뿌려준 것이다.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버스 정거장에 리무진 버스 도착 시각보다 20여분 일찍와서 우린

빨리 오는 다른 노선 버스를 탈 것인지 20여분을 기다려 리무진 버스를 탈 것인지 생각하다가

먼저 오는 버스의 상태를 보기로 했다. 일찍 온 버스는 탈 만했고 승객도 별로없어서 그냥 탔다.

버스 안에서 바퀴달린 캐리어를 제어 하는 수고로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러저럭 수고할만 했다.

 

오키나와는 5일이면 뒤집어 쓴다고들 하는데 우린 5일차에 두번째 도시를 온 것이다.

그만큼 우린 천천히 걸었고 마음에 드는 곳에선 마냥 시간을 보냈으며 또 게을렀던 것이다. 

두번째 도시인  자탄에 도착 했더니 체크인 시각이 아직 많이 남은 지라 짐을 맡기고

동네를 산책하려고 했는데 프론트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뒤 중국인 모녀와 손주같아 보이는 세사람이

우리처럼 캐리어를 끌고 나타났는데 그들이 통화를 한 후 주인이 10분 후에 온다고 알려주었다. 

 

숙소 주변 풍경은 마치 새로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신도시처럼 빈공터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잠시 쉬고 돌아본 해안가의 아메리칸 빌리지는 한블럭 사이인데도 전혀 다른 모습을 부여주고 있었다.

숙소에서 해안을 따라 아메리칸 빌리지까지 오가는 길은 하루 한번 산책길로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형형색색의 건물들과 알록달록한 비치웨어 차림을 한 사람들 모습에서 한여름 바닷가 피서지에 온 듯했다.

 

돌아와서 카메라, 핸드폰,노트북 등을 충전하는데 나는 그냥 여러 충전선을 놓고

수시로 교체하며 쓰기를 좋아하고 아내는 늘어놓는 것을 싫어해서 하나 충전이 끝나면 충전선을 집어 넣기를 원했다.

아무리 오래 같이 살아왔어도 서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점은 가능한 서로간에 길들이려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숙소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음을 알았음에도 필요 이상의 옷을 가져온 듯하다. 

운동화도 여분의 신발을 넣은 것이 후회되었다. 신발을 못 신게 되면 새로 사면 될 것을...

'여행을 갈 땐 눈썹도 뽑고 가라'는 말처럼 이동할 때마다 짐을 줄일 필요를 느끼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