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바로 옆 건물이 유치원이라 9시 전부터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길을 나서는데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인솔하에 길을 건너고 있었고 볕을 쬐니 컨디션도 올라갔다.
코쿠시엔이라는 중국정원을 찾아갔더니 하필 오늘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이었다.
우리 뒤로도 왔다가 문이 닫혀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탄성을 지른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뭐 날이 좋으니 그냥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대마환 기념관>을 찾아갔다.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이 격화되자 오키나와에서 학생들을 탈출 시키기 위해
군용 보급을 위해 쓰던 배인 쓰이마마로(대마환)에 학생을 태우고 가다가 연합군의 폭격에 변을 당한 것이다.
아이들의 책가방이며 학생 사진과 함께 전시된 곳이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것까진 없겠지 싶었다.
일제가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에 대한 반성은 없이 전쟁의 피해국이라는 것만 강조한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어쨌거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애꿎게도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한 신사가 나타나서 들어가 보았다.(나미노우에 신사)
사람들이 단체로 천황동상에 참배를 한 후에 한 여성으로부터 차 한잔씩을 받아 마시고는 반절을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새해 소망을 적어 묶어 놓고 기원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근처 바닷가에 다다르자 비로소 우리가 섬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다지 너른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이라 섬에 있다는 걸 인식 못하고 다녔다.
오늘은 오전 수업을 하는 날인지 유독 중고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바닷가에 앉아 먹을 것을 나누며 깔깔 거리는 아이들을 보자 우리도 도시락을 사서 공원에서 먹었다.
점심을 먹고 멀리서 건물 구조가 특이한 나하 시청을 찾아갔다.
우리네 구청처럼 전입, 전출을 하는 창구, 각종 서류를 떼어주는 창구등이 있었다.
바깥에서 식물들이 보인 것이 어떤 형태로 식물을 키우는지 궁금했는데 건물의 가장 자리 부근에 화단을 만들어 놓고
자연적으로 내리는 비와 해를 받으며 자라는 식물들이었다. 아마 건물 내부였다면 벌레들도 많이 꼬였을 것이다.
시청에서 나와 첫날 갔던 유보 백화점에 갔다. 각자 따로 다니다가 만나기로 했다.
나는 옥상 정원으로 갔다. 기후가 좋으니 야외 옥상 정원을 식물들로 꾸미기 좋았을 것이다.
휴식공간으로 만족스럽게 보였다. 내일은 이곳 나하를 떠나 차탄으로 가는 날이라,
타고 갈 버스 정류장에 가서 노선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