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의 경주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울산으로 향했다.
머문 호텔에서는 비수기라서 그런지 영화표와 놀이기구 탑승권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였다.
놀이기구를 탈까 말까 하다가 대관람차만 타고 나머지는 놀러온 4명의 여고생 아이들에게 타라고 주었다.
대관람차는 백화점 옥상에 있어서 더욱 높게 느껴졌고 회전하면서 건물 바깥쪽으로 나가게 되자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오금이 저려왔다.
20여 분 정도의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졌고, 다시는 이런 놀이기구를 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국 런던 여행 당시 대관람차 안 타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는 '1987'을 보았는데
우린 일부러 떨어져 있는 자리를 택해 앉았다.
눈물을 보이게 될 민망한 상황이 올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워낙 우리 세대에겐 잘 알려져 신문과 방송을 뜨겁게 달구었던 일이라 실감이 났다.
'내가 만일 저 입장이라면~~'하고 생각하니 감정이입이 되어 절로 눈물이 나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권력을 동원하여 죽음에 까지 이르게 한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그런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불의에 맞서 싸운 용감한 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그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권력의 사유화로 인한 비인간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가 끝나 사람들도 다 빠져나갔는데도 잠시 앉아 있다가 진정을 하고서야 영화관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