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힘든 고생 끝에 7년간의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36세 마침내 정상에 올라섰다. 이제 탄탄대로 희망찬 미래가 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매일 매일 내가 진료하던 환자들.... 의사인 내가, 그 환자의 입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져서 쓴 기록이다.
의사로서 많은 환자들의 CT촬영들을 보며 환자들의 상태 변화를 관찰하는 중에
의사이자 환자인 자신의 사진도 본다.
그런데.... 새로운 큰 종양이 나타났다. 암이다.
부부가 의사인데다 주변 동료 의사들의 도움으로 최신의 방법을 동원하지만 되돌리지는 못한다.
처음 발병 했을 때 누구나 그러하듯 '왜 나에게 이런 일이....'하는 생각을 하고
자신의 현재 마음 상태를 숨김없이 책에 기술해 놓았다.
철학적, 문학적, 의학적으로도 생명과 죽음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저자는
영문학과 생물학을 전공하다가 의사의 길로 들어선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가 가장 관심을 기울였던, 삶과 죽음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종종 슬픔에 복받쳐 눈물을 쏟기도 하지만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다.
환자를 돌보고, 희박하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도 놓치지 않는다.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이란 부제가 붙은 책이다.
신경외과 학회에서 최우수 학회 상을 수상하고 많은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 받은 저자는
의사로서 환자로서 죽음과 대면했고 또 그것을 분석하고 씨름하며 그것을 받아들였다.
태어난 딸이 8개월이 되었을 때 책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
마지막 부분은 역시 의사인 아내가 마무리 하였다.
의사이자 시인인 마종기의 산문집을 보다가 그가 소개해서 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 사이사이, 내가 저 상황으로 몰리게 되면 나는 이 젊은 의사처럼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나는,
고통스러운 시한부 삶 기간동안 내스스로 지쳐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 흐름 출판 / 폴 칼라니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