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을날에 잘라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메론을 먹었더니 몸이 시원함을 지나 서늘해졌다. 서늘한 몸을 덥히려 물을 끓여 커피를 탄다. 텅~ 토스터기가 구운 빵을 내 뱉는다. 커피향과 함께 몸에 온기가 돌고, 빵과 더불어 외출할 상태로 몸을 만들어주었다. 집을 나서니 가을볕이 좋았다. 어느 집에서는 붉은 고추를 실에 꿰어 난간에 널어놓았다. 고추는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데 만족하며 기꺼이 몸의 구멍을 받아들였다. 가을볕에 이불을 내 놓고 말리는 집도 있었다. 모든 습기를 내뱉어 부숭부숭해진 이불 속에서 단잠을 자면 모든 피로는 다 날아가 원기를 회복하고 어떤 보약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볼 것이다. 걷다보니 어느새 등이 따끈따끈해졌다. 나는 그늘로 들어섰다. 그러자 바람이 이내 내 몸에서 체온을 앗아갔고 이내 서늘해졌다. .. 더보기 쇼핑 아울렛 매장엘 갔다. 날씨도 좋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코로나 상황에 사람 많은 것도 그렇고 아이들의 뛰고 소란스런 소리까지 겹쳐셔 빨리 나가고 싶어했다. 그러는 날 보고 들어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나가자고 하느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쇼핑은 일반적인 남녀의 차이를 극명하게 잘 보여준다고 한다. 대부분 남자들은 그저 원하는 물건을 사면 끝인 반면, 여자들은 하나하나 구경하는 아이쇼핑도 큰 즐거움이란다. 나하고 해외 여행을 갈 때와 처제인 동생과 여행 갈 때가 아주 많이 차이가 나서 이를테면, 파리를 갈 경우 처제와 가면 상제리제 거리의 거의 모든 상점들을 다 들어가서 다 구경한단다. 반면 나와 가면 그런 상점은 몇 군데만 들르고 미술관과 박물관, 세느강 주변에서 주로 시간을.. 더보기 빵집 옆에 빵집 어쩌다가 가는 동네 작은 빵집이 있다. 몇 달 전 주인이 바뀌더니 빵 맛이 예전만 못해 안 가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옆에 프렌차이즈 빵집이 새로 생겼다. 개업 3일간 20% 세일이라고 사람이 바글거린다. 밤 늦은 시간까지 7~8명의 종업원이 정신이 없다. 작은 빵집은 주인 혼자 인데도 할일이 없다. 옆에 작은 빵집은 바깥까지 쌓아놓은 빵들이 그대로 개업한 빵집은 안에 매대까지 텅텅......비었다. 나도 20% 할인에 몇 가지 빵을 샀다. 잘 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미안한 일인지,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지..... ' 응~ 다들 그 작은 빵집 맛이 별로래~' 그 말을 들으니 덜 미안하고 내 행위에 대한 찜찜함을 조금 덜어 냈다. 더보기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여주 영릉 비가 오지 않아 출발 80 km 정도 한 시간 20분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헌데 출발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비를 뿌린다. 도착해서 보니 바람은 불지 않고 비의 양이 많지 않아 걸을만 하네 재실을 개조해서 만든 작은 책방 비가 오니 분위기가 그만이다. 또르락 또락 또르락 또락 일정하게 들리는 낙수물 소리 매미소리도 산새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빗물 떨어지는 소리만 또르락 또락 또르락 또락........ 한참을 앉아 있고 마냥 더 있고 싶었는데 배고프단 소리에 일어섰다. 아쉬워 돌아본 빗속의 책방 오래전 한옥에 살던 때 비오던 날이 생각난다는........ 더보기 나잇살이나 쳐 먹어 가지고~ 아파트 뒷문 입구에 막 들어섰는데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택시에서 내린 술취한 승객과 운전기사가 싸우는 것이었다. 다행히 승객 2명 중 한 사람이 열심히 말리는 중이었다. 그렇게 택시 안과 밖에서 대치하며 싸우더니 급기야 운전석에 앉아 있던 택시기사가 내렸다. 승객은 70대로 보였고, 택시 기사는 60대로 보였다. 택시 안에서 무슨 일이 있어 감정이 상했는지 택시기사와 승객이 주고 받는 말의 대부분은 욕이었다. 욕 이외의 말로 내가 알아들은 말은 택시기사가 내뱉은 였다. 그것도 욕에 가깝지만, 끝나는가 싶던 말싸움은 택시기사가 유턴하여 가다가는 열린 창문으로 뭐라고 소리지르며 2차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2차전은 짧게 끝났다.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큰소리로 거친말을 내뱉는 사람들.. 더보기 스러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윙윙윙윙~~~창 밖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기계음이 들려온다. 그 소리에 더해 올 여름 유난히 요란스럽게 들리는 매미소리. 우웽우웽우웽우웽~~~ 오래기간 말없이 갇혀 지내다가 짧은 기간 나오게되니 목청껏 절규하는 것이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것인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생을 마감한 매미도 눈에 뜨인다. 몇 년 전에도 매미 소리가 올 해처럼 심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매미가 땅 속에서 산다는 그 기간만큼 과거였을까? 그게 맞는다면, 앞으로 그만큼의 세월이 지나면 또 그렇게 유난스런 매미소리를 듣겠지? 풀 깎는 소리와 함께 풀내음이 뒤따라 상큼함을 뿌리고 간다. 스러져 가는 것들의 냄새다. 가을이 오면 그리고 또, 겨울이 오면 영원할 것 같은 것들도 스러져 갈 것이다. 오늘 아침엔 매미 소리가 한결 작.. 더보기 그리운 인연들 "내가 요즘 보고 있는 시리즈물에서 오래 전에 헤어져 죽은 줄만 알았던 남자를 만나는 여자 이야기가 있어.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상대방도 나처럼 그리워하며 만나고 싶어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결국 만나는데 다행스럽게 해피엔딩이었어. 남자도 똑같이 세월이 흘러 변해버린 모습을 보아도 여전히 그때 그 감정이 남아 있었던거지." 그러면서 "아~ 오래전에 헤어진 좋았던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네~~ 세월이 너무 오래 흘렀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연락할 방법도 없고......" 옆에서 내가 초치는 소리를 했다. "상대방도 똑같이 그립고 보고 싶어할까?" 누구나 과거 나에게 많은 호의를 보내주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기도하고, 어리버리한 사회 초년병 시절을 지나 지금 그런데로 괜찮아진 모습을 .. 더보기 오아시스 자전거를 타려니 뜨거운 햇살을 받은 안장이 뜨겁다. "엄마아~ 엄마아~ 엉덩이가 뜨거워~~" 하는 수없이 물 병의 먹다 남은 물을 아깝지만 자전거 안장에 부었다. 얼마나 뜨거운지 이내 말라 버린다. 그런데 얼마쯤 가다보니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는가 싶더니만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리 밑까지만 가서 비를 피해야지..... 에이~ 하필 비까지 오고 물은 마시고 싶은데 아까 안장에 붓느라 다 소비했고..... 그런데 마침!!! 옆을 보니 냉장고가?? 그것도 물이든 냉장고가?? 처음엔 음료를 파는 자판기 인줄 알았다. 더운 여름 한시적으로 구청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거라며 옆에 있던 안내하시는 분이 손소독하고 한 병 꺼내 마시란다. 아무 말도 안했지만, 내 얼굴에 라고 써 있었을 것이다. 파는 것인.. 더보기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