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어 앞 차와의 차간 거리가 조금 넓었더니 차 한대가 끼어든다. 그냥 끼워주었더니 어라~또 한대가 더 끼어드네. '그래~ 바쁜가 보네~'하며 양보하였다. 깜빡~깜빡~ 고맙단 신호를 보낸다. 그 순간... 빵~!!! 뒷차에서 울리는 경적이 뒷통수를 친다. 경적소리에 신경질이 가득 담겨 있었다. '왜 자꾸 끼워주고 그래~ 짜증나게~~' 아마도 이랬을 것이다. 새들은 추월하지 않는다. 더보기 이성이 옆에 있어야 하는 순간 하도 싸돌아 다녔더니 한쪽 무릎이 시큰거린다. 그래서 근신하며 내 몸에 휴식을 주었다. 종일 집에 있다가 늦은 오후에 화단에 나가 화분 하나를 옮기려는데 묵직하다. '왜 이렇게 무겁지 ~ 끙~~ ' 화분이 무거운게 아니라 화분 구멍으로 뿌리를 내려 땅을 붙잡고 놓지를 않는 것이었다. 뿌리가 우두둑 뽑히면서 화분을 옮겼지만 허리가 삐긋했다. 에잇!!! 화분을 발로 차려다가 순간, 이성이 내 발목을 잡아서 그만 두었다. '그러다 무릎과 허리에 이어 발목까지 나가느니라~' 본능에 충실한 거친 감성보다는 냉철한 이성이 옆에 있어야 하는 순간이다. '에구~~ 허리야' 하며 허리를 펴는데 내 집앞 단풍이 보아 달라고 소리를 친다. 집 안에선 소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단풍이 드러났다. 더보기 단풍이 이끄는 대로 갔다. 북한산 둘레길을 가려고 가다보니 빨간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 함께 사진을 찍던 분이 조기 코너를 돌아가면 단풍이 기가 막히다며 일러준다. 그래서 가려던 둘레길 코스를 벗어나서 단풍이 이끄는 대로 갔다. 돌아와서 힘들어 하지 말고 돌아올거 생각하고 가라고 했는데도 실천하기 힘들었다. 단풍의 유혹이 강했기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빨리 도망가려는데 단풍만 보고 가느냐는 듯, 나도 있다며 이 늦가을 장미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더보기 길어진 그림자 왜 그래? 감기야? 몸이 안 좋아보이는데 나가지 말고 옆에 있을까? 가을엔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그냥' 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가끔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진정 시키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있다고 해도 그 버튼을 누르지도 않을 것이다. 가을 바람난 사람처럼 싸돌아다니다 오늘은 비가 오는데도 나갔다. 가을비는 물감을 머금었는지 잎이 다들 짙어졌다. 개미 한마리, 자기보다 대여섯배 되는 죽은 곤충 한마리를 힘겹게 끌고 간다. 그러다 바람이 휭하고 불자 물고있던 곤충과 함께 저만큼 날아가 떨어졌다. 그래도 입에서 놓지않고 떨어진 자리에서 여전히 끌고 간다. 가을을 살아가려면 포기를 모르는 저런 끈질기고 강인함이 있어야 하나? 하지만 가을엔 강.. 더보기 아무거나 처 먹어~~ 잠에선 깼는데 일어나지 않고 꾸물거리고 있으면, 탁탁탁~~칼질하다 말고 이따금 입에 넣어주는 게 있다. 눈도 안 뜨고 입만 벌리곤 '음~ 이건 오이네.' '오늘은 당근이군' '이번엔 파프리카~' 하며 받아 먹었다. 그런에 어느날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든 것은 바로 자두였다. 베어 물자마자 "와우~!!!" 하는 탄성이 절로 났다. 새콤달콤......한 것이 황홀하게 아침을 여는 맛이었다. 자두 철은 지났는데 과일 코너에 라고 적혀 있어서 산 것이다. 아마 가을에 딴 자두란 뜻으로 여겨졌다. 여름 자두에 비해 조금 큰데 신맛은 덜하고 단맛은 강해서 내 입맛에는 딱이었다. 그래서 과일코너에서 추하 자두가 보이면 꼭 사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추하자두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 뒤.. 더보기 입만 살아서..... 도서관 입구에 들어서서 열을 재고 QR체크인을 하고 들어가려는데 내 앞에 있던 분이 QR 코드가 나오지 않는다며 해줄수 있느냐며 휴대폰을 내게 내밀었다. QR코드를 찾아주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이번엔 카톡 대화창이 열리지 않는다며 또 내밀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각자의 볼일을 보러 가며 인사하는 마지막에 그분이 덧붙인 말은 "내가 입만 살아서......"였다. 손주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가르치려고만 하니 항상 뚱~한 표정이고, 전자 기기에 대해 물어보면 가르쳐 주기는 하나 '할아버진 그것도 모르냐는 듯한' 태도였을테니. 예전에는 경험많은 어른들에게 온갖 것들을 다 배우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기가 나오고 새로운 걸 배워야 하는 시대다. 어린 아이들은 전자 기기에.. 더보기 우리 말도 통역이 필요해~ - 엄마~ 옷 다 만들었어? - 무슨 옷? - 내일 사촌언니 결혼식에 입고 갈 옷. - 만들어 줄까? 그랬을 때 네가 시큰둥해 했잖아~ - 내가 언제에에에~~ - 으이구~~아무튼 만들어보고 전화할께 앞으론 내가 중간에서 통역을 해야 할 것 같다. 서로 소통이 어긋나는 바람에 밤을 새다시피하여 옷을 만들었다. 누구보다 딸이 만들어 달라고만 하면 얼씨구~좋다구 만들어줄 태세라 진작 만들었을텐데, 워낙 독특한 취향이라 만들어 주면 다들 좋다고 해도 혼자 시큰둥한 경우가 많다. 안 맞으면 할 수 없지 했는데 다행히 잘 맞았다. 다들 이쁘다고 하는데도 정작 본인은 맘에 쏙 들어하지 않는 것 같다. 제일 좋은 천으로 만들었는데......칫~~ - 11월 사촌 오빠 결혼식 참석 때 입을 거 만들어 줄까 확실히 물어보.. 더보기 고구마... 그리고, 고구마 줄기 고구마 1000원...... 골판지에 쓴 글씨가 정겹다. 고구마와 옥수수를 쪄서 파는 거리의 부스로 된 가게에서 고구마 한 개를 샀다. 먹고 가도 된다며 패트병의 물과 종이컵을 내놓으시는 할머니. 1500원이라고 써 붙였더니 잘 안팔려서 1000원에 판다고, 이 가게 부스 하나에 4천만원인데 충분히 용돈 벌이도 되고 무엇보다 불법 노점상일때처럼 쫓겨다니지 않아서 좋다고 하셨다. 코로나 전에는 하루 10만원 수입도 거뜬히 올리곤 했단다. 일년에 40만원 세금만 내면 된다며 주변 상가들에 비하면 나은 편이란다. 서울에 온지 40년인데 고향을 가보면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옛 기억이 안 날정도로 변하지는 않았다고 하셨다. 집에 와서는 이 시국에 길가에서 마스크 벗고 먹으며 수다를 떨면 되느냐고 핀잔을 들었다. ..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