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나무 오늘은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아침에 영하 18도 라고 하더니만 한낮에도 영하 7도를 보이고 있다. 꽁꽁 싸매고 나섰지만 찬바람은 이내 나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정밀 타격하듯 공격해왔다. 먼저 유일하게 피부가 드러난 눈주위를 공략하더니 다음으로 손목 틈을 공격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바짓가랑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종아리가 서늘해졌다.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나무들은 옷을 다 벗고 참을성 있게 서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잎들은 대부분 떨어졌는데 나무 한그루 제일 높은 꼭데기에 달랑 큰 잎 하나를 남겨두었다. 누군가 잎들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는다고 멋지게 표현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에 반해 우리 인간들은 자신을 내려놓기보다는 한없이 띄우려 애를 쓰지않던가? 그래서.. 더보기 익숙해진 게으름... 침실 천장에 달린 십자모양의 등 4개 중에 등이 하나 나갔다. 하지만 아직 3개가 남은데다 침실이라 별 불편함이 없어 그냥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얼마후 큰 방 천장에 달린 두개의 등 중에서 스위치 하나가 망가졌다. 자주 쓰는 방도 아니니 역시 그냥 놔 두었다.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방의 등 하나가 나가서 등을 갈아야 했지만 역시 그냥 두었다. 그렇게해서 4개의 방중에서 3개방의 등이 하나씩 나간 것이다. 첫번째 등이 나간지 6개월이 지난 것이다. 그냥 두어도 별 불편함이 없었고 전기도 절약하느라 일부러 하나를 빼놓는 집도 있던데 뭘~~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했지만 실은 전적으로 나의 게으름 때문인 것이다. 여분의 갓과 등이 창고에 있는데도 말이다. 얼마전에 큰 아이가 왔다가 세 방의 등과 스위치를 갈고.. 더보기 첫 함박눈이 내리고... 풀풀 먼지 날리듯 날리던 눈이 제법 굵어졌다. 올 겨울.....처음으로 내린 함박눈이다. 차들도 조심조심 서행을 하고 산에 오르니 나무들도 곱게 눈을 가지에 얹고 있었다. 누군가 작은 하트를 ..... 어제 온 눈으로 항아리들은 눈모자를 하나씩 쓰고 있고..... 제설차는 열심히 눈을 치우고... 눈이 그친 오늘은 파란 하늘이다. 더보기 눈을 본 고양이들의 반응 아이들이 보내온 고양이 사진........ 율 : 눈이 왔구나~ 저거 밟으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춥기도 하니 나가지 말아야겠다. 콩 : 저 하얀게 뭐지? 하지만 춥기도 하고 별로 밟고 싶은 생각은 안들어~~ 오디 : 저게 뭐야? 와 신난다!!! 나가 보자~~!!! 하고 나가자마자 앗!! 차가워!! 하고 돌아선 오디의 발자욱~ 오디 : 와~~ 나 너무 놀랬어~~왜 진작 나가지 말라고 얘기 안해줬어~~ 더보기 겨울 바람 부는 날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찬바람도 제법 강하다는 일기예보다. 겨울 바람이 부는 날은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여 햇살을 받으며 남쪽으로 걷게 된다. 이따금 강한 북풍이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억새나 갈대, 그리고 나무에서 아직도 붙어 있던 것들이 바람에 떨어져 희끗희끗 떠 다닌다. 가장 약한 것들이 지친 나머지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급작스런 이별에 의지가지없이 떠돌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이 적어 소리도 거의 없고 방음벽을 넘어온 의미없는 차소리만 파도소리처럼 들려온다. 상공을 순회하던 새들이 소리없이 양지바른 곳에 내려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대고 있다. 남으로 남으로 계속 천변을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려면 북풍을 맞으며 되돌아와야 한다. 이럴땐 천변을 벗어나 주택가 길로 접어 드는게 나을것 같다... 더보기 겨울 햇살 식사를 끝내고 볕이 좋은 곳에 반쯤 눕다시피 앉았다. 패딩을 입은 데다 바람도 불지 않아 마치 어느 봄날 같았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에게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당신의 소원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디오게네스는 "당신이 지금 햇볕을 가리고 있으니 비켜달라"고 했다는 일화가 떠올랐다. 전에는 그저 세속적인 욕망을 따르기보다는 보다 높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것 정도로 여겼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따스한 햇볕을 쬐고 있자니 디오게네스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형이상학적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자의 생각까지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의 따스한 햇살을 디오게네스는 어느 것보다 소중하게 여긴 것이란 생각. 나문재 펜션 아침 식사와 커피 ---- 가격 만원 겨울이라 느껴지지 않는...... 더보기 버드나무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아직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나무잎들이 일시에 뒤집어 졌다. 마치 물고기가 뒤집어져 허연 배를 드러내듯 밝은 잎의 뒷면을 내보였다. 그러다가 바람이 잦아든 순간, 마치 카드섹션을 하는 것 처럼 원래 보이던 앞면을 보이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자 바람도 뭔가 할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그러고보니 겨울에도 푸르른 침엽수를 제외하곤 잎이 다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 자세히 보면 사람마다 제각각 다 다르듯, 나무도 다 다르다. 그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흐느적거리는 버드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다. 줄기가 약한 듯 늘어져 있는 버드나무는 휘청거리며 바람이 하자는대로 몸을 맡기고 있다.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는 것이 그렇게 적응을 잘해서 그런 것인가? .. 더보기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가을이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더니 금방 나가라고 하네~~ 가을이 들어오라고 한게 불과 얼마전 같은데.... 이름값을 못하던 입동도 지난지 오래고 이제 본격적으로 영하의 추위가 몰려왔다. 무당벌레 한 마리 사람이 많이 오가는 보도 위 가을잎을 기어가고 있다. 살그머니 들어서 화단으로 올려 놓아 주었다. 차가운 물 속에서 고개를 숙인 연잎은 묵언수행하며 냉혹한 추위 속에 동한거에 들어간 모습이다. 운전을 하는 중에 같이 가자고 무임승차한 느티나무 잎은 한참을 달려도 떨어지지 않았다. 가을이 가는게 아쉬웠을 것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선 통과의례처럼 붕어빵을 한두 번은 먹어주어야 붕어빵에 대한 예의이고 쓸쓸함을 견디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어쩌면 코로나도 이겨낼 수 있을지도........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