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입학 실기시험 때 집사람과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앞두고... 졸업 작품 전시회를 하게 되었다.
어떤 아빠는 딸의 졸업 전시회에 축하 화환도 보내는데.....
아빠인 나는 화환은 커녕 꽃다발이나 화분하나 들고 가지 않았다.
더구나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는 커녕
속으로는... 저 작품 말고 이 작품을 전시하지 참 내...
하면서 뚱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엽서엔 왜 이 작품을 넣어 인쇄 했지? 쯧쯧.....
이러구 속으로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딸 아이의 최근 마뜩치 않은 다른 일들과 겹쳐서 모든 걸 못마땅해하는 날보고
엄마들은... 딸이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딸은 딸인데.....
아빠들은... 갈등을 빚다가 심지어... 원수처럼 지내는 경우가 있다고 하면서....
그런 지경까진 가지 마.... 알았죠?
생각해보면
당시 고등학생 평균 대학입시를 위해 월 60만원이 사교육비로 들어간다고 했던 시절
미대 입시를 위해 일년 반 남짓 미술학원을 다닌 것으로 대학을 들어간 것만해도 기특하기도 하다.
소설을 쓴 답시고 어줍잖은 글을 쓰길래.....
관련계열 쪽으로 대학을 가겠거니 생각했는데
고2가 되어서 느닷없이 미대를 가겠다고...
무엇에 한 번 빠지면 깊이 빠지는 아이는 지금 밴드에 빠져있고
한 소설가에 빠져 그 소설가의 작품을 섭렵하고 있다.
어쨌든
마음은 뜨겁고 두려움은 없는 시절이겠으나...
그 시기를 거쳐온 부모들이 자식을 보는 마음은 쓸쓸하고 두려움이 가득하다.